성가정 축일
12. 26 한강주임
+ 찬미예수님
주님의 오심을 기념하는 성탄축일 후 첫 주일은 항상 성가정 축일로 지냅니다. 인간의 구원을 가능하게 한 성모님과 성요셉, 그리고 아기 예수의 성가정을 기념하면서, 모든 신앙인과 그 가정이 나아가야 할 참모습, 그 안에서 각자의 마음가짐을 다시한번 더 돌아보게 됩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어떤 의미로든 가정이 존재합니다. “나에게 가정이란 어떤 의미일까?”라는 질문을 먼저 던져봅니다.
어떤 사람도 ‘가정’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것은 ‘가정’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직접적으로는 부모로부터 그 생명을 받아 우리의 생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세상의 아무리 위대한 사람도 부모가 없는 사람은 결코 존재할 수 없다는 너무나도 당연한 이 사실은 우리 존재의 시작과 그 본질에 대해 결정적인 내용을 전달해줍니다.
우리가 기억하는 성가정, 그리고 우리가 살아온 가정의 의미들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큰 변화를 겪어 왔습니다. 한마디로 가정의 의미, 그 안에서 살아가는 모습, 방식이 변했습니다. 그러나 세상이 바뀐다고 해도 본래 가정이 뜻하는 본질은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가 느끼는 그 차이는 외적인, 환경적인 변화의 문제에 앞서서, 그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마음은 달라졌고 또 변해가고 있음을 뜻한다고 하겠습니다.
세상 삶이 극단적으로 변한다고 해도, 그 모든 것을 영위하는 인간의 존재를 대체할 수 없는 한, 우리의 가정은 그 어느 것보다 소중한 것이고,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소중한 보금자리여야 합니다.
구세주의 오심을 기념한 후, 성가정 축일을 지내는 것은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조차도 그 가정 안에서, 또 가정을 통해 구원이라는 업적을 이루셨음을 상기하면서, 그 가정의 소중함을 우리 모두 간직하고, 그 안에서, 나는 어떤 마음으로 그 역할을 어떻게 다하고 있는지를 성찰해보고자 함입니다.
세상에는 아무도 완전한 사람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각자 생의 목표를 세우고 일생동안의 노력을 경주하게 됩니다.
가정의 목표는 그 안에 속한 구성원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생명의 꽃을 피우도록 물을 주고, 돌봐주고 나아가 성인으로 온전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못자리의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가정을 통해 이 세상에 나아가고, 자녀들은 성장하여 새로운 가정을 이루어 우리가 받았던 그 삶을 내리 전해주게 됩니다.
부모에게 주어지는 자녀는 생의 가장 큰 축복입니다. 나아가 그 생명의 근원은 우리가 믿는 주님께서 주신 선물임을 믿어 고백합니다.
이 세상을 마칠 때까지 가장 소중함 존재이며 삶의 동반자로서 함께하는 우리의 가정과 그 식구들을 다시 생각해봅시다.
그리고 오늘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주님의 그 사랑의 도구로서, 우리가 속한 가정 안에서 나의 마음과 행동들을 돌아보고, 성모님과 성요셉과 예수님이 사셨던 각자에게 주어진 본분의 의미를 깨닫는 계기가 되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