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제 2주일
21. 12. 5 한강주임
+ 찬미예수님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의 선포)
우리는 예수님의 강생으로 시작된 구원, 그 완성을 향해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대림을 통해 우리는 두 가지를 준비합니다. 구세주의 오심과 언젠가 주님께서 세상 끝날에 오셨을 때 그에 맞갖은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입니다.
대림 2주 말씀의 시작은 바룩서의 “영광의 도시 예루살렘에 관한 선언”으로 시작됩니다. 예루살렘의 멸망으로 유다인들은 맨발로 타향으로 쫓겨가야 했지만, ‘하느님께서는 반드시 그 영광을 회복시켜 주리라’는 예언의 말씀입니다.
그리고 지난주 복음에서 그 영광과 구원을 얻기 위해서 ‘깨어 기도하여라’는 말로 우리의 마음가짐을 일깨웠다면, 오늘 복음의 주제는, “그 기도가 꾸준히 이루어져야 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지속적인 기도를 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하느님 앞에 얼마나 부족한 존재인지 자신의 모습을 늘 잊지 않고, 겸손함으로 주님 앞에 서야 함”을 말하고 있습니다.
오늘 선포된 ‘회개’는 바로 그 겸손함을 통해 이루어지는 결과를 뜻합니다. 회개는 우리가 세례를 받았을 때 이루어진 신앙의 행위입니다. 그 결과로 우리는 믿음을 갖고 하느님의 은총 속에 살아가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회개는 여전히 불완전하고 자기중심적이며, 우리의 어떤 노력에도 불구하고 약점을 완전히 벗어버리지 못하는 한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세상의 구원을 위해 오시는 주님과, 그 주님을 맞기 위해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주님 앞에 서 살아가야 할 우리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완전함에 이를 수 없는 그 결함으로 인해, 열 번이든 백 번이든 하느님 앞에서는 늘 회개의 자세를 잃지 않아야 ‘지속적인 기도와 의탁’이 가능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늘 회개의 세례를 선포하는 ‘세례자 요한’은 가장 위대한 예언자 중 한 분이었지만, 그 역시 하느님 앞에 가장 낮은자의 모습으로 세상을 향해 외치고 있습니다. 세상의 온갖 좋은 것들을 마다하고 스스로 고독한 광야에서, 오직 하느님을 올바른 자세로 맞아들이기 위해, 최소한의 것으로만 삶을 유지하면서 세상의 회개를 요청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듯 ‘회개’는 단순히 말이나 단편적인 행위로서가 아니라, 우리 삶의 총체적인 방향의 전환을 말하고 있습니다.
‘지속적인 회개’는 우리를 하느님께서 주신 사명에로 인도합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 신앙인에게 주어진 역할과 사명을 쉼 없이, 지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바를 돌아보고 감사를 드릴 수 있게 합니다. 더불어 그 감사는 나 자신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아직도 하느님의 품 안에서 함께하지 못하는 이들을 향해 손짓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줍니다.
“주님의 사랑 안에서 형제들을 위해 늘 기도하고, 모든 일을 주님의 이름으로 행하며, 그 애정으로 올바른 사도로서의 삶을 살고 있음”을 고백하는 사도 바오로의 오늘 말씀을 우리도 마음 깊이 새겨 지치고 힘든 삶의 무게를 이겨내며, 주님이 주시는 그 열매를 가득히 맺을 수 있는 은혜로운 대림시기로 만들어 나가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