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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21] 한가위 주임신부님 미사 강론

작성일  |2021.09.22 조회수  |840

한가위 


21. 9.21  한강주임



+ 찬미예수님


오늘은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 한가위입니다. 온 세상이 천지개벽해서 경험해보지 못한 명절을 지내고 있습니다만, 그럼에도 한가위를 통해 되새기려는 본래의 취지는 변함이 없습니다.

결실의 계절에 가장 좋은 날을 통해, 우리는 한해 동안 우리의 노고와 그 결실로 거둔 모든 것에 감사하며, 그 모든 것의 시작이었던 부모님과 조상님들을 기억합니다. 특히 되돌려 갚을 수 없는 세상을 떠난 부모님과 조상들, 아울러 배우자와 가족들을 기억하고, 감사드리고, 그 사랑에 대해 조촐한 마음을 담아, 주님께 사랑하는 이들의 영원한 안식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말씀들은 인간에게 주어진 하느님의 무한한 축복과 그에 따라 우리들이 하느님께 드리는 찬양의 말씀들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어 그 세상에 언젠가 다가올 수확의 날, 곧 우리 생애에 대해 결실을 거두는 날에 대한 말씀들로 이어집니다.


하늘과 땅이 있습니다. 하느님이 우리에게 세상과 땅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 우리들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저 우리가 일한 만큼의 결실을 바라며, 욕심을 버리려 하지만, 그러한 소박한 바람조차도 이루어지지 않을때, 우리가 바라는 그 조촐한 소망들은 의심과 원망의 마음으로 바뀌고는 합니다.  

그러나 ‘진정한 감사는 믿고 기다리는것’입니다. 참으로 믿는다면 기다릴 수 있습니다. 걱정되는 마음은 어쩔수 없다 하더라도, 끊임없이 마음을 추스리며 실망하지 않고 걸어가는 것이 신앙인들이 바라는 희망입니다. 


또 하나의 축은, 가족 외에도 그러한 삶의 희망을 갖고 살아가야 하지만, 어려움 속에 좌절하고 주저앉은 이들을 위한 것입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참된 결실은 영원한 생명, 즉 구원입니다. 그것을 위한 첫걸음은 바로 주님께서 몸소 실천하셨던 그 사랑을 우리도 나누는 것입니다. 그 사랑을 알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나누지 않는다면, 우리의 믿음은 공허한 메아리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코로나 이후로 수많은 분들이 예기치 못한 상황에 직면하고 막다른 상황에로 몰리고 있습니다. 최소한의 삶이라도 살아가기를 바라지만 그마저도 여의치 않을때, 막다른 선택에 대한 심각한 유혹을 받게도 됩니다. 세상 삶 자체가  힘든 것이기는 하지만, 요즘 같은 때에 이 세상의 동반자인 그 이웃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방법을 각자가 고민하고 그 짐을 나누기 위한 노력들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 보입니다.  


오늘 결실의 날, 한가위 명절을 지내면서 돌아가신 분들뿐만이 아니라, 내 삶의 가장 소중한 의미를 갖고 있는 이들, 아직 살아계신 부모님과 내 옆에서 함께 하고 있는 가족들과, 같은 공기를 마시며 함께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생각합니다.  서로의 얼굴은 모르지만, 시간과 공간이라는 인간적 한계를 넘어, 주님의 이름으로 서로에 대한 격려와 감사의 마음을 나눌 때, 바로 그 마음이, 우리가 기억해야할 명절의 참된 의미라고 믿습니다.


오늘 복음이 전하듯 “모든 것은 끝내 주님께로 돌아감”을 믿습니다. 

그 믿음대로 인간과 그 세상 안에 주어진 한계들을 뛰어넘어, 참 결실을 향해 우리의 흐트러진 마음들을 가다듬어 봅니다. 

그리고 내 손에 없는 것보다, 이미 주어진 것에 깊이 감사하면서 오늘과 또 내일을 기꺼이 살아갈 수 있기를 굳게 다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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