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18주일
21. 8.1 한강주임
+ 찬미예수님 (영원한 양식을 얻기 위해 힘써라)
오늘 에페소서를 통해 바오로 사도는, 주님을 따르겠다고 하는 이들을 향해 이렇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여러분은 믿지 않는 사람처럼 살지 마십시오. 이방인들, 믿지 않는 이들은 헛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인간의 욕망과 낡은 인간성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세상과 다르게, 주님의 말씀애 따라 새 옷으로 갈아입고 새롭게 창조된 존재로 다시 나야 합니다."
우리는 누구입니까? 무엇하는 사람입니까? 라고 자문해 봅니다.
누구나 이 세상을 살아가지만, 그 세상에 삶의 목표를 갖고 사는 이들과는 달리 살기 위해 하느님을 믿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말씀을 소중히 간직하고 살아가는 것은 강제된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하느님과 약속한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주님을 직접 뵈었고, 그분이 하시는 일을 알고 있고 말씀도 들었지만, 여전히 사막을 방황하면서 굶주리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배고픔을 채우기 위해 매달렸던 그 틀을 버리지 못하고, 주님을 시험하려 드는 유다인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이미 주님께서 선포하신 복음의 의미와 내용들, 특히 놀라운 기적들을 목격했음에도 주님을 믿으려 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알고 있는 경험들 바탕으로 믿지 않는 이들의 세속적 욕망과 욕구들을 전제로 끊임없이 예수님을 시험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단말마적인 인간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도구로 하느님을 이용하지 말고, 그 뜻을 깨달아, 진심으로 인간을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뜻에 응답하기를 촉구하십니다. 끝내 사라지고 말 것들, 매일 매일을 채워야만 하는 빵이 아니라, 영원히 배고프지 않고 목마르지 않는 참 생명이신 주님을 찾아, 그 안에서 마음의 안식을 얻으라고 하십니다.
그렇다 해도 저희는 매일의 양식을 필요로 합니다. 단 하루도 양식이 없으면 살 수 없습니다. 그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현실입니다. 우리는 신앙을 매개로 그러한 일상의 욕구들에 대해 주님께서 책임지실 것인지 여부를 묻고, 또 묻습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그렇듯 인간의 삶을 유지하기 위한 온갖 걱정들을 내려놓으라고 하십니다. 그 이유는 세상 사람들처럼 물질과 먹고사는 것에 매이게 되면, 우리들 역시오늘 복음에서 매일의 기적을 요구하는, 이미 믿음을 잃어버린 유다인들과 하나도 다를 바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다가오는 새날은, 바로 그 점에서 우리의 새로운 각오와 다짐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고백한 믿음은 언어가 아닌, 삶으로 증거되어야 만 합니다. 어떤 말로서의 다짐도 새로운 삶을 보장해 주지 못합니다.
이제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우리 자신에게 거듭 묻고, 믿음이 깨우쳐 준 새로운 길에 대한 우리 각자의 응답을 정성껏 드릴 수 있도록, 우리의 믿음을 다시 한번 가다듬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