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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27] 연중 제13주일 주임신부님 미사 강론

작성일  |2021.06.28 조회수  |1386

연중 제 13주일


21. 6.27 한강 주임


+ 찬미예수님 (회당장 야이로의 딸을 살려주신 예수님)


오늘 우리는 복음을 통해 가장 사랑하는 딸의 생명이 삶의 기로에 선 절박한 이의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이 회당장은 큰 틀에서 보면, 새롭게 하느님의 말씀을 제시하는 예수님 보다는 전통적인 유다인의 개념으로 살고 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도 당연히 예수님을 구세주로 믿지는 않았겠지만, 가장 소중한 딸의 죽음을 앞두고, 한줄기 실낱같은 희망으로 예수님께 손을 내밀어봅니다.
그러나 시간은 흐르고 회당장의 딸은 마침내 죽고 맙니다. 우리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한계를 넘어서 버린 것입니다. 우리가 할수 있는 어떤 조치로도 죽은 딸을 되살릴 수는 없기 때문에 돌아서는 이 회당장에게, 예수님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으시고, 그의 부모와 일행들을 데리고 소녀에게 다가서십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미 죽은 소녀를 다시 일으켜 세우십니다.


예수님께서 죽음에서 다시 살린 세사람 중 하나인 회당장의 딸은, 그 이름조차도 알려주지 않습니다. 복음의 관심은 오직 하나입니다. 우리 주님은 죽음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갖고 계심을 전하려는 것입니다.
우리의 믿음은 이렇듯 어떤 힘으로도 꺾을 수 없는 절대적인 것이고, 우리 신앙인들은 그 힘을 믿고 우리의 생을 살아가야 함을 이 이야기 속에서 우리들에게 전하려 하고 있습니다.

회당장과 그 딸의 이야기는 사실 우리들 삶의 이야기입니다. 우리 삶 속에서, 우리도 늘 겪는 상황들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잘 견디어 내지 못하는 상황들, 우리의 한계들이 바로 이 상황과도 같습니다.
그리고 그 절박함 속에서, 하느님께 의지하며 울부짖다가 돌아서기도 하는 우리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죽음의 기로에 선 회당장의 딸, 우리의 선택도 하나뿐입니다. "제가 믿는 당신이 하느님이시라면 무조건 살려 내십시오."라는 겁니다.
우리는 이미 생명이라는 무엇보다 소중한 선물을 받았지만, 일단 생을 시작하고 나면, 더 많은 것을 더 오래 간직하려 하고, 우리의 믿음도 적지 않게 그러한 우리의 본능적 요구들을 그 밑바탕에 깔고 있습니다.
본래 우리의 생은 몇 년 이상의 삶을 전제로 주어지는 것이 전혀 아닙니다. 하지만 현실 안에서는 분명 우리의 입장에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들이 존재하고 있고, 우리 신앙인들 역시 그러한 상황에서는 여지없이 좌절하고 맙니다.


우리 신앙의 중심에는, 죽음도 이겨내시고 부활하신 주님에 대한 믿음이 있습니다. 세상 그 무엇으로도 극복이 불가능한 부활에 대한 믿음은 예수님이 하느님의 아들이시고 구세주이시라는 복음선포가 가능하게 했습니다.
주님의 부활을 믿는다는 것은, 그리고 그 믿음의 시작인 하느님의 뜻은 우리가 생각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한계를 훨씬 뛰어 넘는 것입니다. 그것은 눈에 보이는 것을 뛰어넘어 더 큰 목표를 세우고 살아가야 함을 뜻합니다.
그 믿음은 오늘날 우리 신앙인들에게, "너희도 그렇게 하느님을 믿고, 받아들여 따를 수 있는가?"라고 다시 묻고 있습니다.


우리 생에서, 도저히 넘을수 없는 장벽인 죽음까지도 받아들이고나면, 이 세상에서 우리를 구속하고 불행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렇게 주님은 우리에게, 그 믿음으로 세상에 뿌리를 둔 삶이 아닌, 세상을 뛰어넘어 진정한 자유를 얻으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오늘도 우리에게 많은 일들이 닥쳐옵니다.
오늘을 사는 우리들을 끊임없이 괴롭히는 세상의 벽 앞에서 우리는 다시 죽음을 이겨내시는 주님, 우리가 믿는 그 주님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죽음도 이겨내는 믿음이 우리를 참으로 자유롭게 하리라."는 그 말씀처럼 우리도, 이 세상에서 살아가지만, 그에 갇힌 삶이 아니라, 그 안의 어떤 것도 품을 수 있는 믿음의 힘으로, 하루하루를 기꺼이, 또 감사드리며 살아가는 우리들이 되도록 결심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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