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3주일
1.24 한강 주임
+ 찬미예수님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베드로를 부르시는 예수님)
여기 계신 교우들뿐 아니라, 지구상의 거의 모든 사람들이 하루 하루를, 예측할 수 없는 내일, 미래에 대한 두려움 속에 순간을 살아내고 있습니다.
아무리 힘들더라도 살아있는 한, 또 살아가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은 해야 하고, 주어진 날들을 살아야 하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숙명입니다.
이렇게 우리에게 다가온 위기는,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 또 소중하게 지키려고 했던 것들에 대한 깊은 성찰과 숙고의 시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에게 다가온 말씀들은 한마디로
"지금 즉시 바꾸어라. 때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만약 우리들 삶에 단 하루밖에 없다면, 나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
인생의 위기를 맞이한 호스피스 환자들에게 공통적으로 하게 되는 질문, 소위 ‘버킷리스트’는 혹 우리가 아직은 건강하더라도 내 삶에 정작 소중한 것들은 무엇인지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할 계기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단 한번뿐인 내 인생에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했을 때, 생애에서 가장 중요한 것, 이러 저러한 이유로 미루었던 일들, 그렇지만 죽기 전, 꼭 해야 할 일들은 무엇인지?를 깊이 돌아보게 하는 질문입니다.
오늘 말씀들은 우리 생애 가장 소중한 것을 돌아보게 하고, 그것을 찾았다면, 더 이상 미루지 말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최근 연례행사로써 책이나 옷과 잡화 등을 정리하면서, 잠시 망설이게 되는 것은 사실 용도로 따지면, 소용없는 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입니다.
정리의 기준은 당장 나에게 꼭 필요한 것인가? 입니다.
아직 멀쩡하더라도 이미 몇 년간을 사용하지 않은 것은 결국 안쓰게 될 것이고, 온전할 때 그것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사람에게 나누어 준다는 기준으로 정리를 해 나갑니다.
우리에게, 그래도 어느 정도의 시간이 더 주어진다고 했을 때, 어느 때인가 한번은 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하나라도 버릴 수가 없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의 초대, 예수님의 부르심은 즉각적입니다. 당장 네게 꼭 필요한 것을 찾았다면, 당장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방법을 바꾸라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너무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만, 우리가 바라는 행복을 결코 얻을 수 없는 그 삶으로부터, 기존의 삶과 방식들을 내려놓고, 다른 기준으로 나를 보라고 하십니다.
새삼 다시 생각하게 되는 것은, "우리 삶에서 어느 것도 영원한 것은 없다."는 사실입니다. 그 끝까지는 알 수 없지만, 어떤 의미로든 세상 것은 유한하든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우리에게 다가온 즉각적인 소명과 그에 대한 응답은 바로 거기에서 출발합니다. 세상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각자의 역할들이 있지만, 그곳에는 때로 아무리 우리가 간절히 원한다 하더라도, 유예라는 것이 존재할 수 없습니다.
때문에, 흔히 세상 사람들을 울고 웃게 하는 일들로부터 벗어나, 지금까지 우리가 살아왔던 것과는 전혀 다른 시선으로, 우리에게 다가온 초대의 의미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감사의 마음으로 지금 새로운 삶을 시작하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입니다. 어느 순간 예수님을 그리스도라고 고백하고 그 존재를 믿고, 그 말씀을 따라 살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이제, 내가 내 마음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계신 주님의 이끄심으로 살아갑니다. 주님께서 우리를 구속하는 것이 아니고, 그 안에서 진정한 평화와 행복을 얻을 수 있음을 믿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육체와 한계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이지만,
바로 그렇게 살기 위해, 주님 앞에 나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