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받고서 태평하게 지내다가, 휴데폰 메시지를 통한 독후감 제출요청에 급하게 읽고 쓰게 된대 대해 죄송한 마음을 가진다.
새로운 책을 가져 본다는 소유욕으로 본당에서 받은 책은 “천국에서 만난 다섯사람”(미치 엘봄), “죽음후에 무엇이 오는가” (안셀름 그륀), 이름 없는 순례자"(최익철 신부)였는 데, 맨 처음 읽기로 한 책은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으로 책표지가 마음에 들어서 선택하였지만 , 내용상 다가옴이 적어 중단하고, ”죽음후에는 무엇이 오는가?“로 바꾸게 되었다. 이책의 저자 '안셀름 그륀'은 “동경”이란 책을 통해 한번 접한 적이 있었고, 무게감 있는 제목에서 한 번 보고자 하고싶은 욕심도 작용한 것으로 생각된다.
직장인으로서 삶의 여유가 없는 중에, 특별히 시간을 할애하여 비교적 난해한 책을 단기간내에 의무적(?)으로 읽은 다는 것은 쉽지는 않다는 것이 내 자신만의 생각인지도 모르지만, 막상 본서를 선택한 후에도 내용이 어려워 몇장을 넘기지 못하고 덮어두었다가 끝까지 읽게 된것에 대해 독서량이 별로없는 내자신으로서는 감개무량할 따름이었다.
“죽음후에 무엇이 오는가?” 책을 보면서 마음속으로 다가오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기는 하였지만, 자신과의 싸움에 이겨보겠다는 오기가 발동하여 어려운 내용은 일일히 종이에 써 가면서, 의미를 새롭게 하여
시들은 머리속에서 이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보았다.
죽음은 누구나 항시 가까히 접근할 수 있는 명제(命題)로, 내 자신 역시 수없이 생각해봤지만 체계적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 바, 이는 여태까지 죽음에 대해 특히 신앙적으로 속시원하게 설명해주는 자료를 찾아내지 못한 데도 있었다. 본서를 통하여 죽음과 관련한 의구심을 신앙, 학문적으로 규정한 것를 접하게 되었는데 지적 호기심을 충족하는데 본서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인간의 영혼은 죽음으로서 없어지는 것이 아니며, 비록 이 사실이 인간의 공상일지라도 오류라고 할 수 없으며, 죽음은 현실에서 인간을 사랑과 희생의 삶으로 초대하고, 생 자체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죽음과 부활의 연속성이며, 육신의 부활은 영혼에게 육신을 돌려 주는 것 보다 인격의 부활이어야 한다는 심리학 및 철학적인 접근 내용.
부활은 세상을 마치는 날이 아니라 지금 일어나는 일이며, 믿는 사람은 지금 이순간이 생명이며, 죽음을 초월하는 하느님과의 대화하는 것으로,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시간과 영원이 하나가 된다는 의미하며,
심판은 이세상에서 겪는 고통과 불의에 체험에 대한 대답이고. 우리 자신의 비겁한 내면(內面)인 거짖된 삶과 스스로 외면한 진리, 이웃에 대한 상처를 있는 그대로를 들어내는 것으로 고통스럽지만 하느님을 향해 우리 자신을 정열시키다는 성서 및 신학적인 설명.
연옥은 장소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개인적으로 만나는 사건으로, 하느님과의 만남을 위한 고통이며, 연옥을 통해 죽은이의 잘못을 면제해주는 것이 아니라 죽은이가 인격적 자발성으로 하느님을 받아 들이는 결정을 내린 다는 것.
지옥은 우리가 죽을때 하느님께 마음을 닫고 주어지는 구원을 거부하는 것으로 자기파괴를 의미하며, 하느님이 우리를 지옥에 던지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지옥에 들어 간다는 사실.
천국은 하느님과 일치하는 곳으로서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께 머물때 이미 천국에 와 있는 것이며,
죽음의 순간은 우리에게 심판 날이기도 하지만 하느님 안에서 다시 태어 나는 날이며 신앙인으로서 세상종말은 재앙이 아니고 영광스러운 변모라는 내용.
이에 우리 인간이 희망으로 살고 희망속에 죽어야 하기 위해서는 항시 깨어 있고, 자신과 이웃에게 공정하게 대하며, 자신을 의식하고 하느님 앞에서 하느님과의 관계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등.
설 연휴를 방콕(?)에서 보내야만 했던 나로서는, 이 책 한권이 現在(현재)가 하느님의 선물임을 알게하여
居敬窮理(거경궁리) 자세로 매순간을 의미있고 가치있게 보내야 한다는 교훈으로 다가왔다. 또한 설날 떡국을 대신한 하느님이 나에게 주신 ‘만나’로서 은총이 아니었나 감히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