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나웬 신부님의 ‘마지막 일기’ 를 읽고- 김수희 (아가다)
작성자 |아가다
작성일 |2010.02.12
조회수 |793
헨리 나웬 신부님의 ‘마지막 일기’
처음에 하느님은 우리를 위하시는 하느님,
곧 우리의 수호자요 방패자가 되셨다.
그러다가 예수님이 오시면서
하느님은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느님,
곧 우리의 동반자요 벗이 되셨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예수님이 당신 성령을 보내셨을 때,
하느님은 우리 안에 계시는 하느님, 곧 우리의 숨결이요 맥박으로 계시되셨다.
부모님 덕분에 유아세례를 받고, 초등학교 6학년 때 첫영성체를 하고
그 후로 지금까지 이런 저런 강의나 서적을 접하면서도 줄곧 그저 오래된 습
관에 불과한 나의 신앙은 여전히 무겁고 모호하다. 그런데 남들은 어떻게 신
앙생활을 하고 있는가? 특히 그가 심리학자이며, 영성이 가득한 신부님이라
면.....
타인의 일기를 읽는 것만큼 직접적이고 가깝게 그의 내면을 느끼고 체험하는
방식이 또 있을까?
헨리 나웬 신부님의 ‘마지막 일기’ 는 그런 측면에서 나에게 한 인간을 알
게 하고, 그의 내면세계를 통해 보여지는 하느님, 사람들, 그리고 삶으로 체
험되는 그의 영성을 보게한다.
장애인 공동체에서 영적 지도신부로서, 진정한 친구로서 생활하시며 그들과
의 생활의 끈, 정신적인 끈을 소중히 이어가는 모습은 그들 중의 한 명 아담
이 죽었을 때, “나는 동반자 한 사람을 잃었지만 후견인 한사람을 얻었
다”고 여기며 그를 자기 삶 속에서 영원히 기억하려는 마음을 읽을 수 있으
며, 공동체 사람들 뿐 만아니라, 그 밖의 가족들, 친구들에 대한 따뜻한 배
려와 감사의 마음, 뿐 만 아니라 공중그네팀의 서커스공연을 즐기고 실제로
그네를 타면서 ‘내맡김'의 아름다움을 체험하는 나웬신부님을 보여주는 사
진을 통해 그의 격의 없는 적극성과 유머러스한 인성을 느낄 수 있다.
내가 가진 조건들이 유독 불리하고 힘들게 느껴지고 신앙이 나에게 무엇인
가, 회의가 밀려 올 때라도 이따금씩 돌이켜 영성의 시간, 성찰의 시간을 가
져본다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시간이라는 삶 속에서, 삶의 본질
과 실체는 누구에게나 같은 것이며, 그것은 결국, 나와 나를 둘러싼 그 모든
것들을 감사하게 여기며, 즐기고, 행복을 느끼며 산다는 것이 아닐까.....
그것이 가장 구체적이며 실제적으로 하느님을 체험해가는 신앙이 아닐까?
김수희 (아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