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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귀하올' 주임신부님

작성자  |길을걷다 작성일  |2022.10.19 조회수  |1016

지난 화요일은 루카복음사가 축일이었습니다.
저는 막내신부님이 집전하는 미사에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10년을 기다린 사제품이었지만 막상 사제품을 받게되니
좋기보다는 정말 '좋은 사제'가 될런지 마음이 복잡했다,
첫본당 주임신부님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피를 나눈 가족보다 더 가족같고 형같기도 한 사제단의 일치에 기쁨을 느끼며 사는 행복을..

한 걸음 먼저 걸어가신 선배신부님 축일에 하실 법한 강론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다들 아시겠지만..
사도행전도 루카사도가 쓰셨지요.
앞에 테오필로스를 부르는데
'존귀하올'이라고 붙입니다,
존귀하올 테오필로스님..
저는 '존귀하올 주임신부님'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약간 떨리는 목소리에, 아마도 상기된 표정이셨던 거 같았습니다.

이미 신자들 사이에선 주임신부님의 강론이 좋다고,
그래서 교중미사에 신자들이 많다고 소문이 나 있지요.
'신앙은 철저하게 실천이다'라고 하셔도 말입니다.
저에게도,
의미가 분명한 강론이
때로는 아프게, 때로는 위로로 다가오고,
간혹 나의 신앙이 어디쯤에 있는지,
어떤 인식과 방향성을 가져야 하는지를
묵상하게 도와줍니다.
오늘만 하더라도
'내 삶의 주인이 온전히 내가 아닌
하느님의 종으로서의 수동성을 인정하고 난 다음에야
하느님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는 능동성이 발휘되는 것'이라는 강론은,

여태 수동성에서 헤매고 있는 저를 볼 수밖에 없게 만들었지요.
주님의 기도에서 나에게 허락된 것은 '일용할 양식'뿐이라는 것과 같은 맥락인건지.
마음이 슬퍼졌습니다.

좀 내뜻대로 되면 안되나.
대충 넘어가지는 따사로운 강론이 좀 필요할 때여서
그랬습니다만.

어찌됐든
같이 사는 신부님이
대놓고 "존귀하올"이라 하시는 건
단지 강론이 좋아서, 혹은 깊어서만이 아닌것은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좋은 사제'의 원형을 보신걸까요.

늦었지만
허석훈 루카신부님의 축일을 축하드립니다.
내내 씩씩하시고 행복하시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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