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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別, 한 조각

작성자  |노아가다 작성일  |2015.09.23 조회수  |1022


별別, 한 조각


스물한 살에 청상과부 된 우리 시어머니

팔십삼 년 마른 생애에

불이 붙네

살아생전 한번도 뜨거운 날 가진 적 없었던 우리 어머니

서걱이던 생을 통째로 태우네

차가운 몸 끌고 가던 수레는 달랑

허한 뼈 몇 개만 우리 앞에 내놓네

저기가 머리, 저기가 팔, 다리,,,

우리는 속으로 어머니가 누웠을 위치를 짐작하네

더 이상 낮아질 수 없을 만큼 낮아진 인생 위에

멀쩡하게 살아 고개 드는 게 있네

쇠,

세 달 전 어머니 무릎에 박았던 쇠,

너무 비싸서 망설였던 쇠

본의 아니게 삐걱이는 인생에 끼어든

제법 통통하게 살오른 쇠가

구부정하게 엎드려 낮선 곳을 둘러보네

홀어머니 인생 한 켠

땜질하러 들어 왔다가

부지불식간에 고아가 된 우리 어머니 인생 한 쪽을

마스크 쓴 사내가 집게로 집어

쓰레기통에 던져버리네

턱-

숨이 막히네/손 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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