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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로운 탁구장

작성자  |희망의발걸음 작성일  |2014.03.21 조회수  |1839

제목 : 호사로운 탁구장

 

탁구는 참! 재미있는 운동이다.

 

한강성당에 가면 첫 입구에서 커다란 아치의 조형물이 두팔을 벌려 들어오는 모든 사람들을 환영하고 있다.

 

이를 뒤로하고 마당에 들어서면 왼쪽에 자애로운 성모님의 동굴이 보이고 우측 현관에 들어서면 양 갈래길이 눈에 들어온다.

 

일반적인 사람들은 정면에 보이는 사무실로 걸어가지만, 

성당에 익숙한 사람들은 좌측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끌려 후다닥 미끄러지듯 지하실로 내려간다.

 

지하2층에는 신자들을 위한 탁구장이 있어 지하1층 화장실에서 개인적인 업무를 마치고 탁구장 입구에 들어서면 현장의 소리와 열기가 확! 밀려와 어깨근육의 힘이 불끈 솟아 오른다

 

사라예보는 역사적으로 매우 유명한곳이다.

 

그곳에서 개최한 세계여자탁구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우리나라에서는 2002년 월드컵이상의 축제분위기로 가득했다.

 

필자도 이때 탁구라켓을 처음 만져보았다.

 

희미한 기억이지만 중학교 2학년 여름방학으로 추정된다.

 

친구들과 어울려 동네교회 뒷마당에 설치되어있는 탁구장에서 우리는 무한경쟁의 승부욕을 불태우고 친구들에게 지는 것이 싫어 혼자 맹연습을 하였다.

 

우리가 즐겨쳤던 탁구대는 비바람에 페인트칠이 벗겨지고 울퉁불퉁한 바닥 때문에 정상적인 게임을 할 수 없었다.

 

이로인해 탁구공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이리저리 튕겨나가 공을 줍는것이 힘들어 갖은 기술을 동원하여 상대편에 탁구공을 넘길려고 무던히 연구하고 노력하였다.

 

이같은 상황에서 승자와 패자는 그날 운에 따라 크게 좌우되었으며 승자에게는 아이스크림을 공짜로 먹을 수 있는 호사를 누리는 특권도 주어졌다.

 

우리에게 아름다운 추억거리를 제공하였던 탁구대는 그의 생명을 다함과 동시에 동화 같은 우리의 추억도 함께 막을 내리고 가슴속에 자리 잡고 있는 탁구는 기억저편으로 사라져버렸다.

 

대한민국 남자는 국방의 의무를 지켜야 한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군대 영장을 받게 되면 입대전까지 수개월의 시간을 무위도식으로 일상을 보내야 한다.

 

그래서 군입대를 앞둔 젊은 남성들은 여행을 하거나 각자의 취미생활로 무료한 시간을 충족하게 된다.

 

잊혀졌던 탁구의 추억이 되살아나는 것은 이때였다.

 

한때 여름철 땀을 흘리고 무한경쟁의 승부를 벌였던 투사들이 모여 제대로 된 탁구대에서 진검승부를 펼침으로써 탁구와의 두 번째 인연을 맺게 되었다.

 

그리고 군대 입대하면서 탁구와의 인연은 영원히 이별을 고했다.

 

군전역후 사회생활하면서 여러 가지 이유로 바쁜 일상속에서 갑자기 체중이 불어

지하철 계단도허리굽혀 물건 줍는것도자유자재로 양말을 신는 것이 불편해서 다이어트를 위해서 가까운 주민센터에 탁구회원에 가입하였다.

 

주민센터의 탁구장은 고수들이 즐비하게 대기하고 있으며 자기네들끼리 즐기면서 하수들(초보자)에게는 가뭄에 콩나듯 몇 번 처주고 거만한 자세로 돌아서 버린다.

 

서운하고 아쉽지만 한마디 변명도 못하고 구석에서 혼자 거울보고 자세교정하거나 벽보고 연습하다가 결국 탁구공만 만지작거리다가 어색한 발걸음으로 집으로 되돌아 오는게 다반사였다.

 

자존심도 상하고 쑥쓰러워 회원에 탈퇴하면서 탁구와의 세 번째 인연은 종결되었다.

 

몇 개월전이였다.

 

한강성당 주보에 탁구회원 모집의 광고를 보고서 살짝 관심을 갖다가 곧바로 무관심으로 돌아서 버렸다.

 

왜냐하면 그곳에는 예전처럼 고수들이 즐비하고 자존심 구겨진 상태로 구석으로 내몰릴 것 같은 예감 때문에 쳐다보지 않았다.

 

그러다가 지난 주(316) 성당에서 교통봉사대 가드라인에 페인트칠 하던중 우연히 탁구장 한켵에서 슬그머니 탁구를 쳐보았는데 정말 재미있었다.

 

그리고 나의 존재감이 살아날 것 같은 느낌이 팍! 들어 즉석에서 가입신청서를 작성하였다.

 

실로 수십년만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 쳐본 탁구는 축적된 에너지가 완전 소진되어 그날밤은 양말벗을 힘조차 없어 쓰러져 그냥 자고 말았다.

 

탁구는 엄청난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운동이다.

 

그동안 무분별하게 관리해왔던 베둘레헴의 허리사이즈는 올챙이 배처럼 불록 튀어나와 모든면에서 불편한점이 많았다.

 

특히 양치질 할 때 바닥으로 떨어져야 할 치약이 올챙이 배의 안착하는 모습은 웃지못할 에피소드이다.

 

이같이 비정상적인 몸매에서 슬립형 몸매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탁구가 적합한 운동이 아닐까싶다.

 

그리고 조용한 방에 앉아 탁구에 대한 건강적인 측면과 효율적인 면을 측정해보았다.

 

탁구는 50견 어깨근육통에 대한 예방과 치료, 전신근력강화, 현대의학의 도움없이 체내노폐물제거할 수 있는 유산소운동, 순간판단력이 요구되는 유연성, 그리고 대인관계 친화력 도모를 위한 최적의 운동이다. 라고 평가해도 좋을 것 같다.

 

특히 비가오나 눈()에 상관없이 일주일에 5일간 주야로 즐기더라도 어느 누가 눈치를 주는 사람이 없어 더욱 좋다.

 

이와 아울러 비용면을 살펴보면 한잔의 커피가 5000원으로 가정하였을 때 한달에 1만원만 투자하면 신체적 정신적 젊음을 유지하는데 높은 효율적면이 나타나고

 

특히 탁구로 인해 경비 지출할 수 있는 시간이 없어 통장에 차곡차곡 쌓이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최고라는 찬사의 말을 남기고 싶다.

 

 

  • 탁구공

    글잘읽었습니다.저도 공감하는 내용이네요.성당에서 마련해준자리, 교우들의 친목과 운동을 위해
    텃새없습니다. 어린이부터 성년까지 모두 오셔서 즐기시면됩니다. 초보라 망설이지 마세요. 다 거기서 출발합니다. 매일30분정도는 시간내실수 있으면 곧 잘 치실수 있습니다. 탁구총무 올림

    2014-03-25 11:42:37
  • 토쟁이

    그렇습니다. 실력차에 대한 차별은 어느 운동 어느 동호회든 있습니다. 고수들이 수준이 낮은 사람과는 상대도 잘 하지 않지만 자기들만의 자리가 있어 빈자리라 하드라도 접근을 못하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 한강 성당 탁구 동호회의 회원들은 초보자라 할지라도 이런 자존심 훼손없이 가족적인 분위기로 즐겁게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운동후 쉬면서 회원들이 각자 가져온 음식물과 차를 나누며 웃음꽃도 피우기도 하고 게임으로 분위기를 한껏 돋우고 나가서 시원한 맥주도 나누기도 합니다. 우리 성당 가족이라면 우리와 함께 누구든 즐길 수 있습니다. 모든분 가입을 환영합니다.

    2014-03-27 09: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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