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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의 해” 성경쓰기 감상문 - 임영희(헤레나), 최현주(베로니카) 자매님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2013.12.06 조회수  |1609

박옥희(수산나), 송한근(안드레아), 이영자(세레나), 임영희(헬레나), 최현주(베로니카), 황경숙(율리아)(가나다순) 형제 자매님께서 감상문을 한강성당 신자분들과 함께 나누고자 제출하셨습니다.

한분 한분의 글이 다 소중하여서 따로 수상작 없이 참가하신 분 전원 소감문을 주보에 게제하기로 하였습니다.

지면관계상 무순위로 4-5주에 걸쳐 주보 7면에 게제하오니 신자분들께서는 성경쓰기의 감동을 함께 나누시기 바랍니다.

 


조심스러운 거룩함과 가책 속 두려움의 성서쓰기

임영희 헤레나 - 14구역

 

옛 학창시절에도 써야만 기억이 잘 되는 그런 스타일의 학생이여서 무엇이나 끄적거리고 쓰기를 좋아했던 나였지만 성서를 써보기는 처음이었던 것이 너무나도 부끄럽고 가책이 되는 일이었다. 이, 삼년 병치레로 거동이 불편해진 나는 건강에만 조심하고 맘 쓰느라 그것이 내 생활의 전부였다. 매일 드리는 묵주기도만이 신앙의 전부였던 내가 신부님과 수녀님과 봉사자 자매님들의 정성과 수고의 도움으로 집에서 봉성체를 영하게 되었었다.

올해, 주 하느님의 보살핌으로 건강이 많이 좋아지고 날씨도 따뜻해진 늦은 봄부터 용기를 내어 딸과 손녀딸의 부축을 받아 주일미사에 참례를 하게 된 이 늙은이의 가슴에 미사 분위기가 어찌나 거룩하게 와 닿는지 성모님의 보살핌에 감사하는 맘 가득가득하여 근엄하고 훈훈함에 젖게 된 나였다. 비록 두 사람이 동반되어야 하는 번거로운 미사참례지만 미안함 보다는 그 기쁨은 이루 표현 할 수가 없다.

 어느 날, “미사참례 때 한 시간 쯤 일찍 앞서가서 어머니도 성서를 써 보시겠어요?” 하는 딸 마르타의 권유로 성서쓰기에 참여하게 되었고 많은 교우들이 구역별 성서쓰기에 참여하여 정성껏 성서를 이어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나였다. 오래 동안 우리집안의 가사일을 도와주셨던 아주머니가 개신교 집사였었고 그분이 성서쓰기를 계속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참 믿음이 독실한 분이라고 감탄 하면서도 왜 내가 해 볼 행각을 하지 못했었는지...

우리가족 중에는 미국에 살고 있는 의사인 작은 딸이 제일 먼저 여학교 다니면서 영세를 받아 변함없는 믿음으로 살아가고 있다. 1970년 도미하여 인턴, 레지던트 생활을 하던 초창기의 애로와 고통을 사랑과 은총으로 슬기롭게 이끌어 주신 하느님께 감사하는 맘 늘 지니고 있었다. 나는 늦게나마 남동생의 권유로 천주교에 입교하여 영세를 받게 되었고 남은 가족들도 늦게 영세를 받게 되었으나 믿음을 부담스럽게 여긴 어리석음을 안고 살아가고 있었다.

이번 성서쓰기를 죄송하고 송구스러운 기분으로 처음하면서 그 감동도 컸다. 그 거룩하고도 참사랑과 진리의 근원이신 성서의 내용에 직면하게 되어 그저 고맙고 부끄럽고 경건한 맘의 자성으로 늙은이의 손이 떨릴 정도였었다. 우리 구역도 주어진 시간 안에 성경쓰기를 마쳤다는 말을 듣고 너무나 반갑고 고마웠으며 참여 할 수 있었음에 감사하며 잔잔한 감동마저 느꼈다. 비록 나 자신 몇 번 쓰지도 못했지만 그 은총의 경험이 내가 기쁠 때 힘들고 괴로울 때 위안이 되어주실 수 있는 성서쓰기를 내 의식이 희미해지기 전까지 내가 좋아하는 성서구절이라도 써보려는 맘가짐이 변하지 않기를 주 성모님의 사랑으로 도우소서.... 구약에 이어 신약 쓰기도 계속 된다는데 과연 내가 참여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주님 은총으로 도와주소서. 아멘

며칠 전 역삼동 성당에 다니는 조카사위가 찾아왔었다. 조카사위는 간이 좋지 않아 여러 해 고생하다가 간이식 수술을 받고 지금은 많이 회복되어 건강한 모습이다. 대학교수였던 그는 진한 감사의 맘으로 하루 열 시간 씩이나 성서를 쓰고 있다는 말을 듣고 주님의 무한하신 은총과 사랑의 보답을 차분히 정성스럽게 계속하고 있는 모습이 떠올라 그저 돋보이고 감격스러운 요즘인 이 늙은이다.

 


성경이어쓰기를 마치며
최현주(베로니카) - 11구역 4반


‘신앙의해’를 맞아 성경이어쓰기를 한다는 공지가 떴을 때, 나는 많이 망설였다. 평소 목 디스크 간격이 좁아져 조금만 무리해도 목 근육 통증에 두통까지, 심하면 팔 저림 증상까지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내어 시작하게 된 이유는 내년 여름 졸업을 앞둔 아들의 취업 문제가 내심 걸렸기 때문이다. ‘야훼이레’ 스스로 마련해 주심을 믿고 기다리지만, 그래도 작은 정성이라도 기울이고 싶었던 부모로서의 마음이 있음이다.
그렇게 한 겨울 시작한 가정성경쓰기는 몇일 쓰고 물리치료 받느라 몇일 쉬고, 파스냄새를 풍겨가며 여름을 났다. 다시 겨울을 맞기 전 하느님께서 ‘완성’의 마침표를 찍어 주시니 감사한 마음과 함께 뿌듯한 마음에 기쁘기도 하다. 특히 냉담중인 남편이 시작과 끝부분 같이 참여 할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드리며 완성의 마지막 마침표가 작은 겨자씨로 그의 마음에서 자라나길 간절히 기도해 본다. 난 사무실 일을 보고 있는 처지라 처음에 신약가정쓰기만 참여하다가 구역성경쓰기에 뒤늦은 여름에 참가하게 되었다. 시간이 자유롭지 않아 사무실 나가기 전 8-9시에 주로 참여하기로 하였다. ‘공동체’라는 것이 대단한 결속력이 있어서 시간 되는 데로 쓰려 했던 당초 생각과는 달리 거의 매일 빠지지 않고 쓰게 되었다. 서로 다른 모습이지만 ‘하느님의 말씀’속에서 하느님을 사랑하고 예수님을 닮고 싶은 마음은 똑같다는 것을 느낀다. 그런 이유로 이른 아침에 나를 눈뜨게 했고 빠른 걸음으로 성당에 이르게 했다. 올 가을이 유난히도 아름답게 느껴지는 건 우리 모두 ‘완성’의 기쁨을 맛보고 있기 때문 일거다. 하느님의 말씀대로 살아가긴 힘들지만 그래도 그렇게 살아가고픈 마음을 지니게 된 때문인지도 모른다.
‘공동체’가 있어 덜 힘들고 같이 해 냈기에 더 기쁜 이 마음을 하느님께 바친다. ‘하느님사랑’과 ‘이웃사랑’을 동시에 느끼도록 하신 올 한해를 하느님께 드린다. 풍성한 결실을 받고 기뻐하실 하느님의 얼굴을 떠올리니 우리들 얼굴에도 미소가 번진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 bluesky

    모두들 큰 정성으로 성서쓰기에 임했음이 너무 마음에 와닿네요.~~^^

    2013-12-13 08:4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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