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을 감추신 하느님
작성자 |길을 걷다
작성일 |2013.07.05
조회수 |1565
이사악을 제물로 바치려는 아브라함.
아브라함은 이 사실을 아내 사라이에게 말했을까.
유대의 미드라쉬 전승은 이를 흥미롭게 해석한다.
하느님과 인간 사이를 이간질시키려는 악마의 속삭임으로 사라이가 알게 되었을거라고.
이를 안 사라이는 몸져 눕게되고 시름시름 앓다가 죽었을거라고.
이사악은 또 어땠을까.
이사악은 자기를 찌르려는 아버지를 보았고 그것은 큰 충격이었을 것이다.
비록 아버지가 '하느님이 손수 마련해주신다'는 야훼이레의 설명을 해주었지만 그것이 얼마나 마음에 다가왔을까.
이사악은 결국 아버지와 떨어져서 살게된다.
이런 관점은 어둡다
그러나 열심히 신앙생활을 해나가도 어려움은 있기 마련인데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신앙의 여정을 계속할것인가.
시편의 저자도,
' 주님, 당신 호의로 저를 튼튼한 산성에 세워 주셨습니다. 그러나 당신께서 얼굴을 감추시자 저는 어리둥절해졌습니다(겁에 질렸습니다).'라고 말한다.
가끔은 하늘을 바라보자.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살아있는 이들의 하느님' 안에서 의미를 찾고 뜻하시는 바가 있을 거라는 희망으로 현재의 어려움과 불안을 바라보자. 하느님 나라를 바라보면서 희망을 가지자.
***7월 5일 새벽미사 강론(부주임 신부님)
***시작은 흥미롭습니다.
부주임 신부님의 안내대로, 성서 장면 안으로 들어가서 등장인물 한사람 한사람 마음을 살펴보다 보니
사라이와 이사악의 마음을 간과하고 있었구나, 알게 됩니다.
아브라함은 아마도 한숨도 못자고 새벽같이 준비해서 아들을 데리고 나간 걸 겁니다, 제물로 바치려고..
정작 이사악은 제물로 뉘여져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요..
아버지가 칼을 든 모습을 보며, 아버지의 눈을 보며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이사악은 결국 아버지와 떨어져 살게 된다." 한 구절로 설명할 수 없는, 그야말로 삶 자체가 두려움이었을 겁니다.
'주님, 당신 호의로 저를 튼튼한 산성에 세워 주셨습니다. 그러나 당신께서 얼굴을 감추시자 저는 어리둥절해졌습니다(겁에 질렸습니다).' 아브라함만의 마음일까요, 우리는 어떠할까요?
이 시편의 앞 귀절은 다음과 같습니다.
"평안할 때 저는 말하였습니다. '나는 영원히 흔들리지 않으리라.'"
고통이라는 캄캄한 긴 터널 한중간에 있는 사람을 생각해 봅니다.
긴 터널이 끝나는 그곳에 빛이 있다는 말이 희망으로가 아니라 어쩌면 더할 수 없는 절망으로 다가오지는 않을지.
내가 어둠이라고 느끼는 암흑, 터널 한중간에서도 이미 예수님은 함께 하고 계심을 믿는 것만이 구원으로 이르는 길은 아닌지.
어둠이 그분께는 어둡지 않을 것이기에.
'기도할 수 없을 때를 대비하여 통장에 저축하듯 묵주기도를 바친다'던 신부님이 생각납니다.
오늘은 그 말씀을 기억하며 연습하고 저축하는 그런 하루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길을 걸어갈 때 그림자가 생긴다. 가끔은 그림자 안에서 쉬어야 먼 길을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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