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한강성당

로그인

로그인 상태 유지

닫기

성당 대표 메일 안내 office@hankang.or.kr


한강 게시판


> > 함께하는 삶

함께하는 삶

'천사'란 이름

작성자  |길을 걷다 작성일  |2012.05.11 조회수  |1794

어찌할 바를 몰라
텅 빈 빈소에 기대어 앉았습니다.
위패 하나..
아 이름이 잘못되었습니다.
이선애 세실리아라니..
갑자기 정신이 듭니다. 이래서 불렀구나..
로사리아로 이름을 바꾸어 놓고 앉으니 상이 차려지기 시작합니다.
빈소를 장식할 국화꽃과 연분홍 장미색이 참 곱습니다, 출발천사님처럼..
가운데 보라빛 수국인지 둥근 꽃이 삼위일체 하느님처럼 세송이 놓입니다.
'잘두 골랐다, 형님. 형님 좋아하는 보라색이네, 이쁘다'
수줍게 웃으시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딱 영정 사진 모습입니다.
연보라빛 자켓을 입고 수줍게, 그러나 가슴 속의 열정이 언뜻 비치는 형형한 눈빛으로
웃고 있는 모습.

아쉬운게 너무 많았습니다.
재발을 하고 제게 처음 들었던 생각은 '이름부터 바꾸지'였습니다.
뜬금없었지만  '천사'란 이름이 싫었던 겁니다.
뭐 사는 모습도 천사인데 이름까지 천사냐, 좀 이기적으로 살아도 되는데, 천사는 나중에 하지,
어차피 하늘나라 가면 천사할텐데..
자신이 천사니 주위사람도 다 천사인줄 알고 
대장천사, 미소천사, 나눔천사.. 주위사람들 별명도 다 천사로 붙이고  
가고 싶은 곳도 이탈리아의' 천사의 다리'라니, 원..
항암 받고 조금 나으면 여행도 하고 더 좀 나으면 성당봉사도 다시 하고
중국어도 배우고 영어도 배우고 맛있는 것도 먹고..
다 너무 아쉽습니다. 그냥 끌고 갈걸.

그래도..
그렇게 좋아하시던 성모님이 안아주셨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너무 고통스러워하니까..
내일은 삼오입니다.
돈이 좀 생기면 주위사람들에게 맛있는 거 사주시고 싶어하던 천사님이 좋아하실 일이 무엇일까
생각해봅니다.
보나마나 자기 위해 기도해줬다고 고맙다고 떡이라도 돌리고 싶으시겠다..
본성이 천사인걸... 아무튼 못말린다니깐...
그래 행님, 날개 단 천사되니 좋수? 글케 빨리?

  • 등대


    먹먹하네요
    무어 그리 바쁘다고 빨리 갔는지
    마음이 선하고 어여쁜 그녀의 모습
    더 이상 볼 수 없지만
    해주고 싶어도 해 줄 수 없지만
    부활주일 성모님의 달 이 좋은 날에
    성인들과 함께 천상에 머물러 있을 로사리아 이기에
    더 이상의 슬픔은 접어야겠네요
    안녕... 친구야...
    천국에 가 만나자...


    2012-05-12 13:00:09 삭제
  • smile

    어머니로 부터 부음 소식을 듣고, 한동안 멍했습니다.
    잔잔한 목소리로 수줍게 말씀하시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는데...
    편히 쉬세요...

    2012-05-12 16:00:21 삭제
  • nittany

    약 3달 모자란 4년 전, 홈페이지 새로 개편한 후, 출발천사님이 홈페이지 관리자 중 한 분으로 참여하셨지요. 처음에는 서로 누가 누군지도 모르고 글을 올리면 답글을 달아주고.. 그 답글에 또 답글을 보내고.. 그러면서 참 행복하게 지낸것 같습니다. 이선애 로사리아님.. 출발천사란 필명 때문인가? 새로운 출발이 필요없는 영원한 출발, 영원한 행복으로의 출발을 너무 빨리 하셨습니다. 저희 홈피에서 항상 다른 사람들의 축일을 먼저 챙겨주시고, 글을 올리는 사람들에게 댓글을 달며 따뜻한 마음 전하시던 천사님이셨습니다. 오랜 항암 치료 중에도.. 멀리 계신 어른이 보내 주신 귀한 책들과 또 먼가가 생기면 딸내미 편에 굳이 집으로 보내 주셨던 천사님.. 얼마전 전화받기도 힘드시다며.. 희미한 음성으로 통화한 것이 마지막이군요.. 조금 회복한 후 찾아오시라는 형제님 말씀에 마지막 힘드신 때 찾아 뵙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됍니다. 이제 모든 고통 뒤로 하시고 부디 부디 성모님 품안에서 행복하소서.. 아멘.

    2012-05-13 06:00:14 삭제


게시판 목록
번호 제목 작성자 등록일 조회수
622 로즈메리 2012.05.22 1256
621 stephania 2012.05.17 1114
620 Parsely 2012.05.15 1237
619 stella 2012.05.12 1077
618 길을 걷다 2012.05.11 1794
617 stephania 2012.05.10 1114
616 물망초 2012.05.08 1099
615 구미화 루미네 2012.05.03 1193
614 꽃보다 나 2012.05.03 1393
613 는개비 2012.05.02 1520

하단 정보

[성당 개방시간] 05:30~21:00   [사무실 운영시간] 월 휴무, 화~금 09:00~19:00, 토~일 09:00~20:00, 법정공휴일 휴무

서울 용산구 이촌로81길 38   |   대표전화 02.796.1845 / 02.796.1846   |   혼인성사 안내 02.796.1847   |   팩스 02.790.5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