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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삶

어-머-니...사랑합니다...

작성자  |는개비 작성일  |2012.05.02 조회수  |1521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소리 높여 외치던 제가 어머니 당신 앞에 섰습니다.

당신의아들 예수님께서 죄도 없이 재판석에 앉았을 때
옆 사람이 외치 길래 저도 따라 외쳤습니다.

예수님께서 가시관 쓰시고 철퇴를 맞고
추스릴 수 없는 몸으로 십자가를 지고 걸으실 때에
저는 군중들에게 떠밀린 척 사람들 틈에 몸을 숨겼습니다.

아들 예수님... 가시관에 짓눌려 흘러나오는 피와 눈물이 하나 되어 흐르고
십자가의 무게에 무너지듯 넘어지셨을 때에...
성모님의 마음 예리한 칼에 찔리듯 찢어지는 가슴의 아픔으로 숨조차 쉬지 못하실 때에
저는 모르는 체 했습니다.

저도 그 아픔에 짓눌렸지만, 성모님께서 당하시는 고통이 저의 것이 되기를
원하지 않았습니다.

우연히 그 곳을 지나던 시몬이 십자가를 대신 짊어지게 되었을 때
가슴에서 안도의 한숨 내쉬었습니다.
제가 시몬이 아니라서 다행스러웠습니다.

군중 속에 있던 베로니까 군사들의 채찍을 두려워 하지 않고 달려가 예수의 얼굴 닦아 드렸을 때에
가만히 숨어서 바라보기만 하던 저는 베로니까의 수건에 새겨진 예수님의 얼굴...
그 은총만은 내 것이기를 바랬습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부인들을 위로하실 때에는
슬그머니 부인들의 무리에 섞여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십자가 위에서 “다 이루었다.”하시며 숨을 거두셨을 때에
이제 더 이상은 아픔이 없고, 군사들의 채찍질도 멈추었을 때에
저는 비로소 십자가 아래에 섰습니다.

군사 하나가 창으로 찔러 그 분의 옆구리에서 물이 흘러 나올때에
저는 그 물에 흠뻑 젖었습니다.
 

당신의 사랑하는 아들이 십자가의 고통에 힘들어 할 때에
제가 어떻게 했었는지 다 아시면서도 “괜찮다”하시며
위로하고 사랑으로 어루만져 주시는 어머니
저는 부끄럽지만 촛불 하나 장미 꽃 한 송이 들고서 당신 앞에 섰습니다.

어머니! 오늘은 울고 싶습니다.
어머니! 오늘은 당신만을 위해 기도하고 싶습니다.
어머니! 오늘은 활-짝 웃으십시오.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꽃 들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밤하늘의 별처럼
수 많은 촛불이 춤추는 밤.
우리들은 아베- 아베- 아베마리아 노래 부르며 당신 앞에 두손 모으고
깊이 머리 숙이며, 촛불 하나 하나에 기도 담아 당신께 바칩니다.

우리는 사순과 부활시기를 지내 오면서 오늘 이 밤을 준비했습니다.
불목하던 이웃과 화해하였고
무관심 하던 이웃에게 따뜻한 말 건넸습니다.
주님을 몰라서 믿지 않는 분에게는 그리스도의 사랑 전했습니다.

모두가 나를 멀리하고, 혼자라는 느낌에 눈물 흘릴 때
어느새 슬며시 오셔서 눈물 닦아 주시고 안아 주시던 어머니사랑 있었기에
따뜻한 손길 이웃에게 내밀 수 있었습니다.

억울하게 누명쓰고 어디에다 하소연 할 수 없어
성전 감실 앞에서 소리내어 울고 있을 때에.
한참을 울고 있는데 왠 여자가 다가와 제대위로 오르더니 제대를 부여안고 더 큰 소리로
울고 있었습니다. ‘나보다 더 슬픈 저사람은 누구인가’하고 고개들어 바라보니 아무도 없었습니다.

‘나보다 더 억울한 사람 있느냐’... ‘억울해 하지마라 내가 다 안다’
하고 위로하러 와주신 성모님 계셨기에 용서 할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께서 그토록 당부 하시던 사제를 위하여 기도하라 하신 말씀.
.....그렇게 했습니다....

예수님 사랑하라고 그렇게 그렇게 당부하시던 그 말씀대로
예수님 사랑하고 그 사랑에 젖어듭니다.

예수님 삶 속에 스스로를 숨기시고 낮추시며
예수님 걸어가신 십자가길에서 한 순간도 눈길 돌리지 않으시고
소리죽여 우시느라 눈물을 삼키셨던 어머니!

어머니 당신께서 아들과 함께 걸으셨던 그 십자가의 길
돌 던지고 , 옷 벗기고, 모른 체하던 사람들 모두를 용서 하시고
사랑으로 승화시키신 그 위대하심에
오늘 저희들은 용서와 화해와 사랑으로 당신사랑에 응답 하고자 합니다.
 

4년 전 5월.. 그 해에는 성모의 밤이 마지막 날에 계획 되었었지요
성당입구의 아파트담장에 흐드러지게 피어 있던, 빠-알간 장미 송이가
점차 시들어 가고 있을 즈음 ..장미 앞을 지나던 한 젊은이가 멈춰 서더니
시들어버린 장미잎을 따 주고 있었습니다.
...성모의 밤이 있을 그 날에 싱싱한 장미가 활-짝 피어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 젊은이는 어머니 당신께서 그토록 사랑하시는
저희 본당의 막내사제셨지요.

오늘 당신앞에 바치는 장미 송이 송이는 저희가 드리는 사랑의 편지입니다.
 

             어-머-니....사랑합니다


                                                    2012 . 5. 1.   성모의 밤에    

  • nittany

    구절절한 사연입니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시길 기원합니다.

    2012-05-06 07:00:11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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