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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삶

十 月 / 황동규

작성자  |stella 작성일  |2011.10.23 조회수  |1231



      十 月  /  황동규 

1
내 사랑하리 시월의 강물을

夕陽(석양)이 짙어가는 푸른 모래톱

지난날 가졌던 슬픈 旅程(여정)들을, 아득한 기대를

이제는 홀로 남아 따뜻이 기다리리.

 
2
지난 이야기를 해서 무엇하리.

두견이 우는 숲 새를 건너서

낮은 돌담에 흐르는 달빛 속에

울리던 木琴(목금)소리 목금소리 목금소리.

 
3
며칠내 바람이 싸늘히 불고

오늘은 안개 속에 찬비가 뿌렸다.

가을비 소리에 온 마음 끌림은

잊고 싶은 약속을 못다한 탓이리.

 
4
아늬, 石燈(석등) 곁에 밤 물소리

누이야 무엇 하나 달이 지는데

밀물 지는 고물에서 눈을 감듯이

바람은 四面(사면)에서 빈 가지를

하나 남은 사랑처럼 흔들고 있다.

아늬, 석등 곁에 밤 물소리.

 
5
낡은 丹靑(단청) 밖으론 바람이 이는 가을날,

잔잔히 다가오는 저녁 어스름.

며칠내 며칠내 낙엽이 내리고 혹 싸늘히 비가

뿌려와서......

절 뒷울 안에 서서 마을을 내려다 보면

낙엽 지는 느릅나무며 우물이며 초가집이며

그리고 방금 켜지기 시작한 등불들이 어스름 속에서

알 수 없는 어느 하나에로 합쳐짐을 나는 본다.

 
6
창 밖에 가득히 낙엽이 내리는 저녁

나는 끊임없이 불빛이 그리웠다.

바람은 조금도 불지 않고 등불들은 다만 그

숱한 鄕愁(향수)와 같은 것에 싸여가고

주위는 자꾸 어두워 갔다

이제 나도 한 잎의 낙엽으로 좀더 낮은 곳으로

내리고 싶다.





 

 


 

  

  • 길을 걷다

    이 아름다운 10월이 다 지나가는 걸 맥없이 바라보고 있었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선물을 준비하셨군요. 감사합니다.

    2011-10-23 21:00:26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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