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CE LIGNUM CRUCIS! (보라 십자나무!) / 최민순 신부 (모셔온 글..)
작성자 |로즈메리
작성일 |2011.04.22
조회수 |1693
ECCE LIGNUM CRUCIS
/ 최민순 신부
다 떠나가 버렸습니다
옷 벗어 나귀 굽 아래 깔고
빨마 가지 뒤흔들며
호산나를 높이 부르던 백성
죽음 무릅쓰고 따르리라 맹세턴
수제자 베드로 마저
이젠 다 떠나가 버렸습니다
이리떼 겹겹이 에워산 골고타 날망에
애처로운 양 한 마리
희망 끊어진 해골산 마루턱에
십자가 한 그루가 섯을 뿐입니다
Ecce Lignum Crucis!
한 생을 좋은 일 좋은 말씀으로
채워오신 메시아이시기에
끝까지 사랑하신 그 죽음이
이토록 외로워야 하는가 봅니다
그로해 숨쉬고 움직이는
입과 손들이
임자를 거슬러 한 서슬로 퍼래지는 날
입시울은 키쓰로 인자를 잡아주고
입시울과 입시울들은 님을 마다하여
침뱉고 모함하고 욕하고 비양치고
창날인 듯 환도인 듯 손과 손들은
때리고 후려치고 십자가에 못박아
그 얼굴에서 님스런 고우심을 앗아가고
아 갈릴레아 바닷가에서 배불리시던
사천명 오천명의 장정들은 어디 있나이까?
그대를 모셔 임금으로 받들자던 무리
그리고 간밤에 그대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던 그 제자들이
지금 어디로 갔나이까
Ecce Lignum Crucis!
다들 떠나가 버렸습니다
나임성 과부의 외아들도
나자로도 야이로의딸도...
가는 곳마다 뿌리신 사랑은
미움의 가시로 돋아 오르고
다만 절대로운 고독이
하늘 땅 사이에 우뚝할 따름입니다
세상에 오실제는 밤하늘이 낮처럼 밝고
천사들이 영광송을 불러 드리더니
요르단 강물에 몸을 담으실 제는
성린이 그느르시는 가운데
아버지의 반기는 말씀이 계시옵더니
지금은 슬픈 사나이
사람도 아닌 한낱 벌레!
풍랑을 잠재우시던 그 호령 어디로 숨고
핏방울 듣는 세 번 부름에도
''엘리 엘리''의 부르짖음에도
아빠 마저 못 들으신 채 말 없으시니
지금은 벌레도 아닌 죗덩어리 !
성내신 아버지의 침묵에
벌 감된 Logos가 말 없으십니다
Ecce Lignum Crucis !
이스라엘아 우러러 보라
세상의 구원이 매달리신 십자가를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의 엘로힘이
암탉인양 팔을 벌리고 기다려 계시니
돌아오라, 바벨론의 성곽을 쳐부수고
이집트의 변경을 넘어서 돌아오라
그는 메시아 !
빠스카의 어린양, 광야의 구리뱀
주 하느님이 우상인 듯 말 없으셔도
외오곰 아버지 부르며 그는 죽어갔노라
돌아오라
세상의 구원이 짐즛 여기 계시니
돌아오라
어서 와 절하자
Hosanna Hosann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