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주간 기도 +
(사랑으로 응답하는 사랑의 시간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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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주일
주님이 나귀 타고 입성하는 모습을 멀리서 바라봅니다.
군중들의 환호 속에 나는 그들과 한 무리이지도 못한 채,
가만히 당신을 부릅니다.
주님, 제 마음의 왕이 되어 오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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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간 월요일
옥합을 깨고, 님의 발치에 엎드려 향유를 부은 마리아처럼
제게 있어 가장 귀한 것, 그것을 드리고자 수도자로 삽니다.
기꺼이, 늘 새롭게 봉헌하게 하소서.
님의 발아래 엎디어 향유도 아닌 꽃도 아닌
제 가슴 죄를 풀어 아뢰오며,
당신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어둠을 닦습니다.
주님, 죽어질 목숨 사랑으로 이어가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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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간 화요일
“너는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
주님, 저는 자주 당신을 모르는 사람처럼 행세합니다.
제 뜻대로 하고픈 욕심이 너무 클 때,
사랑의 계명이 너무 버거울 때,
저는 당신을 외면합니다.
어디 베드로처럼 세 번만 부인했겠습니까?
주님, 저도 베드로처럼 자신의 죄를 슬피 울게 하소서.
정의를 넘어서 사랑을 살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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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간 수요일
30 은전에 팔리신 예수님,
“저는 아니겠지요.”
주님, 분명 저는 아니지요.
그 자리에, 그 시대에 있지 않았으니, 저에게는 책임이 없지요. 예수님
어린 생명이 아무렇게나 매매되고 있는 세상.
제가 제 생명의 고귀함을 지키지 못하고 유혹에 빠질 때,
저의 생명은 그 만큼 악마에게 팔리고 있는 것입니다.
주님, 애써 불안을 감추며, 저는 아니라고 잡아떼기보다,
차라리 침묵하게 하소서
서로의 귀함을 알뜰히 사랑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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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간 목요일
제자들과의 마지막 만찬을 준비하시는 예수님,
조금씩 다가오는 수난의 시간
철모르는 제자들,
당신의 아가페음식을 받아먹고
당신의 절절한 사랑으로 발을 씻기 우고
그 발에 묻은 물기가 채 마르기도 전에
어둠을 달려 나의 계획을 이룹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나의 계획에 이끌려오십니다.
주님, 당신에게 받은 생명과 사랑을 밑천 삼아
악을 일삼지 않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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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간 금요일
33년의 세월, 청년 예수님,
십자가의 당신을 품에 안으신 성모님의 마음을,
자식을 앞세운 그 모정을 당신은 알으십니까?
진정,
당신의 이 세상 소풍도 아름다우셨는지요!
당신을 땅에 묻고 돌아서오며 골 골이 눈물이었습니다.
주님, 어찌 이대로 떠나시렵니까?
왜?
저를 위한 당신의 사랑은 그토록 아픈 사랑이라야 합니까
주님, 죽게 하소서
살아서 펄떡펄떡 뛰는 삶의 애착과 아집에서
당신을 죽이고 그 위에 안전함을 누리려는 두려움에서 구하소서. 살리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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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간 토요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듯
세상은 아침을 맞고
차가운 돌무덤 위로 ‘으스스’ 아픔들이 깨어나고 있습니다.
주님, 사랑은 때로 온몸에 독으로 퍼져 진한 아픔이 되기도 합니다.
사랑의 이름으로 아름다이 일어서는 연꽃이게 하소서
최효경수녀 OS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