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의 약쇽은 이렇게 /이해인
작성자 |경복궁
작성일 |2010.01.01
조회수 |2521
새해
福 많이받으세요
"까치가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우리 설날을 오늘이래요."
어린 시절에 부르던
이 노래를 부르고 싶은 아침입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교우 여러분!!
새해에도
하느님의 크신 사랑안에
변함없이 머물러 기쁘고 보람있는
한 해가 되시기를 빕니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살았던
지난 시간들은 참으로 짧았읍니다.
틀림없이 새해에도
이처럼 빠르게 지나갈 것입니다.
그러기에
또다시 후회하는
한 해가 되지 않도록
저는
한 인간으로서,
또한 한 신앙인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되는가를
이 새해 아침에
여러분에게 조언하고 싶습니다.
"항상
기뻐하십시오.
늘 기도하십시오.
어떤 처지에서든지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예수님을 통해서
우리에게
보여 주신 하느님의 뜻입니다."
이말씀은
사도 바울로의 말씀입니다.
어찌 이 삶이 저절로 될 수 있겠읍니까!
그러나 하느님은
불가능한 것을 행하라고 하신 적이 없읍니다.
다만
우리는 스스로
이것을 행하기 어려워하면서
아예 노력을 하지 않거나
너무 큰 욕심 때문에
순간의 행복을 모를 때가 많습니다.
새해에는
매일 매순간 기쁘게 살며
기도하고 감사하는 삶이 되도록 노력합시다.
이렇게
살기를 노력하는 이야말로
참으로 인생을 살 줄 알고
행복을 찾을 줄 아는 사람입니다.
찡그리는 사람은
왠지 멀리하고 싶습니다.
기도하지 않는 사람은
하느님의 사람이 아니니
왠지 세속 냄새가 납니다.
불평하는 사람은
왠지 두려워집니다.
너무 큰 행복을 찾으려는
욕심을 갖게 되면
자칫 순간순간의 삶을 망칠 우려도 있읍니다.
매순간의 삶,
하루하루의 삶의 과정을
늘 새해 아침이라고 생각하고 살때,
그는 행복한 신앙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영화를 보기 위해서
극장앞에 수백 명이
서 있는 광경을 가끔 봅니다.
줄지어 서 있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인생의 길을 읽을 수 있읍니다.
어떤 이는
새치기를 할까 하고 눈치를 보고,
어떤이는 무엇이
그리 불만스러운지 인상을 쓰고
초조해 하며,
중얼거리고 욕을 하기도 합니다.
싱글벙글웃는 사람에게
어떤 사람이 물었읍니다.
"영화를 기다리는 것이 그렇게 좋습니까?"
그러자 그는
"이렇게 줄 서 있을 때가 재미있지
다 보고 나면 별 거 아닐 겁니다."
하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인생관의 차이가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바로 지금 이 순간에
기쁘게 감사하게 사는 것이,
또 기도하는 것이
나중에 얻는 것보다 훨씬 더 클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을 무시한채"
내일 기쁜 일이 있을까?",
"모레 감사할 일이 있을까?"하고
기다리는 사람은
평생을 기쁘게 살 수가 없습니다.
항상 기뻐하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시오.
모든일에 감사하시오.
이것이야말로
그리스도 예수안에서
하느님께서
여러분에게 원하시는 것입니다
(l 데살5,16~18)
교우여러분!
우리 노력합시다.
그리고 서로 도와줍시다.
하루하루를
새해 아침처럼
살도록 매순간 기쁘게 감사드리며,
또 기도하며 살도록 애쓰고 서로 격려합시다.
성서에서도
내일부터 기쁘게 살아라,
감사드려라,
기도하라 하지 않고 항상,
언제나,
어떤 처지에서나 기쁘게 살고
감사드리고
기도하라고 하셨습니다.
여러분의
하루하루가
늘 새해 아침이 되시기를 빕니다.
김(신부님)글에서~~
새해의 약속은 이렇게
/ 이해인
또 한 해를
맞이하는 희망으로
새해의 약속은
이렇게 시작될 것입니다
'먼저 웃고
먼저 사랑하고
먼저 감사하자'
안팎으로
힘든 일이 많아
웃기 힘든 날들이지만
내가 먼저 웃을 수 있도록
웃는 연습부터 해야겠어요
우울하고
시무룩한 표정을 한
이들에게도
환한 웃음꽃을
피울 수 있도록
아침부터
밝은 마음 지니도록 애쓰겠습니다
때때로
성격과 견해 차이로
쉽게 친해지지 않는
이들에게
사소한 오해로
사이가 서먹해진 벗에게
내가 먼저 다가가 인사하렵니다
사랑은 움직이는 것
우두커니 앉아서
기다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다가가는
노력의 열매가 사랑이니까요
상대가 나에게
해주기 바라는 것을
내가 먼저 다가가서 해주는
겸손한 용기가
사랑임을 믿으니까요
차 한 잔으로,
좋은 책으로,
대화로
내가 먼저 마음 문을 연다면
나를 피했던
이들조차 벗이 될 것입니다
습관적인
불평의 말이 나오려 할 땐
의식적으로
고마운 일부터 챙겨 보는
성실함을 잃지 않겠습니다
평범한 삶에서
우러나오는
감사의 마음이야말로
삶을 아름답고
풍요롭게 가꾸어 주는
소중한 밑거름이니까요
감사는
나를 살게 하는 힘
감사를 많이 할수록
행복도 커진다는 걸
모르지 않으면서
그 동안 감사를 소홀히 했습니다
해 아래
사는 이의 기쁨으로
다시 새해를 맞으며
새롭게 다짐합니다
'먼저 웃고
먼저 사랑하고
먼저 감사하자'
그리하면
나의 삶은
평범하지만
진주처럼 영롱한
한 편의 시(詩)가 될 것입니다
'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에서
☆ 이해인 수녀 ☆
경 복궁(스테파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