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의 노년에 피운 그 꽃이 화려하고 귀하며 영광스럽도록.....
작성자 |한강의벗
작성일 |2009.11.05
조회수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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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희를 넘기고 은퇴하신 지방 김홍언 신부가 은퇴하며 발표한 시집에 다음과 같은 시를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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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한 송이 심어 피울 수만 있다면
척박한
내 영혼의 뜨락에
성령의 날카로운 보 습으로
돌 심장을 꺼내고
은총의 씨앗 하나 심어
내 몸 쇠락하는 날
잘 익은 은총의 씨앗
하나 고이 가지고 가서
실낙원 한켠에 심어
꽃 한 송이 피울 수만 있다면
황혼의 끝자락에 선
내 온 생을 후회하지 않으리
척박한 내 영혼의 뜨락에
꽃 한 송이 피울 수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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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신학교 후배였지만 주님의 섭리에 따라 성공적인 사업가로 변신한 유영희 F.하베리오(목동성당)가 답시를 썼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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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매 무슨 말이당가?
그대 이미 꽃인 걸
그대 있어 님이 빛났고
그대 있어
많은 이가 눈을 떠
있지도 않을 것 같은
영원을 믿고
또
영생을 믿어
스스로의 삶을 꽃이라 여겼거늘
오메 그대 없었다면
어찌 범생들의 가슴에
우리 님이 자리 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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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잘낫나 못 낫나 상관없이
꽃 한송이 피우려 그렇게 평생 노력 많이 하시는
신부님은 우리들의 신부님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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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힘들고도 거친 세상을
어떻게든
재미있고 의미있게 살아가고저 노력하는
신부님들의 삶이 참으로 고단하다는 것은
등이 결려 아플 때
파스를 벽에다 붙여놓고 등을 비벼댄다는
말씀을 들을 때
우리네 가슴이 서늘, 뭉클해지면서 느끼게 되는 사실이지요.
신부님에 대해
혼자 독불장군이라거나
장가를 안 들어 자녀나 아내와 함께 하는
가정생활을 안 해봐서 그런지 동정심이 좀 없는것 같다거나
너무 독재형 고집불통인것 같다는 등
그런 말들을
별 생각 없이 쏟아내는 사람들도 있지요.
그렇지만 아무리 봐도 평생 너무도 가엾어 뵈고
이 힘들어 하시는 신부님이 안 계시면
우리네 성당 그 곳은 잘 해봤자 공소 밖에 더 되겠느냐고
감실에 예수님도 계실 수 없고
미사도
고해도
어떤 다른 성사의 은총도 입을 수 없다는
우리네 간절하고도 절실한 신앙의 요구 속에서만
존재할 수 있는 그분이라는 것을
왜 모르느냐고 충성의 말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 세상의 어느 누구네 보다도
평생토록
하느님을 님삼아
절절히 그리며 사는 사제가
꽃중의 꽃이요
가장 어여뿐 존재라는 것을
자주 떠올리시고 영적인 프라이드를 지니고 살아주세요.
이러한 믿음으로 피운
노년의 그꽃이 화려하고
귀하며 영광스럽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