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자신이 너무 부끄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음에
누구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은 나의 속내를 ....
오늘 아침에는 그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위로를 받고 싶었습니다.
제가 스스로에게 부끄럽게 생각하는 이유는 '나태함' 입니다.
어제도 나의 나태함 때문에 거래처 미팅 준비를 부족하게 하여 제대로 설득을
하지 못하고 돌아왔습니다.
일하다 보면 거래처 설득을 못하고 다시 도전하는 일은 다반사였지만
이렇게 마음이 힘든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왜 이렇게 나태해 지는 것일까? 스스로에게 물어 봅니다.
친구는 전화에 대고 저더러 제2의 사춘기라고 하더군요.
별일 아닌 것으로 힘들어하고 또 작은 위로에도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은
희망을 갖고 감사와 기쁨을 되찾기도 한다면서.
그런데...이런 혼란스런 마음으로 출근을 해서 메일박스를 열어 보고
너무 놀랐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지인 중 늘 행복 메시지를 주시는 전주대학교 최동주 교수님께서
너무 아름다운 글을 보내 주셨기 때문입니다.
제가 고민하고 있던 '삶의 이유' 에 대한 명쾌한 답을 담고 있는 사랑스런 글이었죠.
이것이 바로 하느님의 선물 맞지요?
글을 읽으면서 많은 위로를 받고 ...
감사의 눈물과 함께 감사의 기도를 드립니다.
늘 저와 동행해 주시고 힘이 되어 주시는 주님.
제가 잠시 주님이 함께 해 주심을 잊었습니다.
이런 교만한 자가 있을까요?
이런 미련한 사람이 있을까요?
저의교만과 미련함을 깨워 주시기 위해 아름다운 글을
보내 주심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멘.
최동주 교수님의 양해를 구하고 그 분의 아름다운 글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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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전주대학교 최동주입니다
환절기입니다. 늘 건강하시지요??
요즘 계절은 가을을 인정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덥다 싶으면 바로 겨울이 오는 것 같습니다
이제 2009년의 달력은 겨우 3장
그 중에서도 10월 22일은 저에게 아주 특별한 날입니다
이번주 목요일, 저는 결혼 20주년을 맞게됩니다
벌써 20주년인가? 저도 놀라지만... 틀림이 없습니다
저는 20년전 아내 이묘숙과 함께 영원한 부부가 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20년전 저는 그야말로 보잘것 없는 신랑이었습니다
남에게 내세울 직장도, 가문도, 배움도 심지어 외모조차 따라주지 않는 청년이었습니다
그야말로 가진 것 없이 맨바닥에서 일어나야 하는 냉엄한 현실이었습니다
그렇다보니 좌우도 살피지 못하고 오직 일에 저 자신을 불태웠습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승진이되고 돈을 벌면 뭔가 일이 해결될 것 같은 생각에 하루하루를 미루었습니다
조그만 참으면 뭔가 눈앞에 확실히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신기루였습니다
그렇게 해서 특별히 더 달라지거나 행복해졌다는 증거가 없습니다
오히려 지독한 일 중독자로 빠져 들어간 기분이었습니다
전 그때부터 크게 반성하였습니다
내가 원하는 행복이라는 것이 직위나 연봉이나 승진에 의해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내일도 아니고 바로 오늘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게다가 저는 우연하게도 주변에서 가정이 건강하지 않은 분들을 많이 만나야 했습니다
언뜻보아 겉으로는 큰 재물을 가지고 있어서 부러워해야할 분들이었습니다
그러나 뒤에 드리워진 쓸쓸한 그림자까지 숨길 수가 없었습니다
외롭게 혼자서 용기를 잃고 스스로 무너지는 사람도 여럿 보았습니다
사람들에게 짝이란 무엇인가를 실감나게 저에게 가르쳐주었습니다
그런 일이 있고나서 저는 많은 부분에 변화를 시도하였습니다
살아가면서 모든 일의 목적을 가정의 행복으로 전환하였습니다
늘 아내에게 감사하고, 아내를 존중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했더니 놀랍게도 그 결과가 나에게 돌아오는 신기함까지 경험하였습니다
저는 직장에서 사원에서부터 대표이사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해 보았습니다. 남들은 더러 성공했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나그렇지 않았습니다. 아직까지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지 못한 숱한 어려움의 중심에 서야 했습니다
그래도 그 순간을 이겨내고 살아갈 수 있었던 배경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아내의 따뜻한 격려 때문이었습니다. 아내의 한마디에 힘을 얻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놀랍게도 제가 힘들고 어려울때 진정한 힘이 되어 주는 사람은 친구도 친척도 형제도 아니었습니다. 오직 한사람 나의 아내 이묘숙이었습니다.
저는 제가 살아오면서 가장 탁월한 선택의 하나를 아내를 만난일을 꼽고 있습니다.
나에게 이런 아내를 내려주신 하느님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살아가면서 부부의 행복만한 기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주변에서 만난 '행복한 커플'들이 그 증거입니다.
그 분들은 부부간에 행복하고 동시에 주변을 따뜻하게하는 분들이었습니다
건강하고 긍정적이고 삶에 대한 희망과 미래를 이야기하기 때문에 자꾸 만나고 싶습니다.
저는 그것을 학교로 직장을 옮기면서 더 더욱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수많은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또 학생들의 학부모를 만나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열심히 학업에 몰입하고, 밝은 표정을 가진 학생들의 뒤에는 건강하고 행복한 부부가 있었습니다
행복해 보이는 학부모들의 모습과 학생들의 모습은 정확하게 일치합니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학업에 몰입하지 못하고, 적응이 어려운 학생들이 있습니다. 얼굴에 생기가 없고 기가 죽어 있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건강하지 못한 가정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가정의 행복이 아니고 어떤 일이 가능할 것인가 싶습니다
행복한 커플들의 힘이 이렇게 큽니다. 기쁨을 주고 희망을 주는 행복한 커플들을 만나고 싶었습니다
그런 분들은 담백하고 솔직하고 부드러운 분들이었습니다.
한마디 한마디가 저에게 힘이 되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그 동안 대학생에서 7순 노인까지.... 많은 분들을 만났습니다
청년들 중에서 일부는 저에게 주례까지 부탁을 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ㅎㅎ
몇년전에는 그 분들과 모여서 관악산 등반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벌써 오랜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런데 들리는 이야기에 의하면 그 분들은 여전히 재미있게 사시고 계신다고 합니다.
재미있게 살다보니 자녀도 잘 키우고 주변을 위해 좋은 일도 하신다고 합니다
저도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결혼 20주년에 생각해 보았습니다
우선 저 자신이 행복해져야 할 것 같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주변을 기쁘게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겠지요
그리고 그런 인생을 살 수 있도록 만들어준 나의 아내에게 감사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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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 가는 이 가을.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계시는 많은 분들이
감사하면서 사랑하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공감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나누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