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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삶

"그날이 오면..."

작성자  |nittany 작성일  |2009.10.18 조회수  |1375

 


        나를 미소 짓게 한 당신

                                   

                                                      / 정채봉   

       

당신을 사랑합니다.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사는 것이 힘들어서

힘을 얻어야 했던 것도 아니고

내 영혼이 피곤해서

쉬어야 했기 때문도 아니었습니다.


당신은 

당신을 떠올리면 미소 짓게 해 주었습니다

당신은... 당신이 그런 적 없다고 할지

모르지만


당신은 내 삶 속 어디에도 없었던

내가 살면서 어렴풋이 동경하던 글의 표현뿐 아니라

말하는 모습과 몸짓, 그리고 맑은 미소까지...

당신의 어떤 것을 생각해도 미소 짓게 해 주었습니다.

그런 당신을 사랑합니다.


이 세상에 살면서 모습만 떠올리고

미소 지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당신은 그런 사람입니다. 나에게 만은


나도 당신에게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내가 당신만 생각하면 피곤함도

잊어버리고 미소를 머금을 수 있는 것처럼


당신도 나를 생각함으로 인해

살면서 지칠 때마다 미소 지을 수 있고

위로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꼭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당신을 많이 생각했습니다.

당신을 생각만 해도 미소 지을 수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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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날이 오면...

                                                
                                                                   / nittany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지내는 친구가 문득 생각이 났다며 보내온 글에 담겨있던 시(詩)입니다.

참 아름답다며 다른 사람에게도 보내라는 짧은 노트가 기억이 납니다.


우리는 살아가며 여러 인연으로 많은 사람을 만납니다.  

만나서 가까워지기도 하지만, 세월 따라 기억에서 멀어지고

아주 기억에서 사라지기도 합니다.  

처음엔 서로 눈에 띄는 좋은 점에 끌리다가, 점차 멀어져가고 

혹은 어떤 일로 내가 생각했던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굳어지면   

처음의 관계로 다시 돌아갑니다. 


그나마 서로에게 실망이나 상처를 주지 않고 헤어지면 다행이지요.

잘 지내다 서로 미워하거나 경멸하고, 심지어 원수로 돌아섭니다. 

주위에서 서로 가까웠던 사람들이 더 미워하는 사이로 살아가는 것을 가끔 보지요. 

그것이 두려워, 역시 적당히 거리를 두고 지내는 것이 현명하지...하며 살아갑니다.

사실 그것이 편하기도 합니다. 


오래전 어느 신부님께 들은 이야기입니다. 

어떤 화가가 예수님을 그림으로 남기고 싶어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수많은 책을 읽고 수백 명 신부님의 장점만을 모아서 예수님을 그려보려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예수님 비슷한 모습조차 그릴 수 없었다고 합니다.


성직자의 인성(人性)을 강조한 말이 아니라

피조물인 우리 모두의 불완전함을 우리가 알아야 한다는 뜻이겠지요.


우리 모두 제대로 살아가려고 노력하지만,

자주 넘어지고, 엎어지고...  때론 평생을 쩔뚝거리며 살아갑니다.  

우리는 주님이 보시기에 너무나 부족하여... 서로가 서로의 사랑이 필요한 존재입니다.

오죽했으면 당신께서... 부디 서로 용서하고 사랑하며 살라고 하셨겠습니까.


평생을 순수한 어린이의 마음으로 살다 저 세상에 간 아동작가 정채봉님의 시(詩)에서는

한 인간이 다른 어떤 한 사람의 흠결에는 눈길을 두지 않고

그 사람의 모든 모습을 동경하며... 그에게서 위안을 받는다고 고백합니다. 

자신 또한 그에게 위로가 되는 존재가 되길 간절히 원합니다. 

이런 모습이 조건이 있고 이기적인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세상사 이런 저런 때가 묻은 마음으로 보면 이상하게 보여 지기도 하겠지만 

인간의 자연스러운 모습입니다. 

우리는 주님께서 오직 인간에게만 주신 절대고독을 느끼며 살아갑니다.

특권(特權)이자 운명(運命)이지요.

우리 인간은 고독과 유한함에서 벋어나려 무한(無限)을 추구하고

절대자를 찾아 헤매며 살아갑니다.    


그것도 한 순간 돌아서서는 쉽게 손에 잡힐 것 같은 무엇을 찾아 나서지요. 

그러나 무엇인가를 찾았다고 생각이 드는 어느 날 아침,

속이 텅 빈 빗자루 마대를 붙잡고 살아온 자신을 발견합니다.   

이렇듯 살아온 우리들... 이런 서로에 대해 느끼는 측은지심...

이것을 사랑이라 부르지요.  

그래서 우리는 비슷한 처지나,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을 만나면

서로 기뻐하지 그 사람을 미워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이따금 주위 사람에게 사랑의 손길을 내밀고

어려운 사람의 기구(奇構) 한 사연을 듣고 눈물을 흘리는 것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신성(神性)이 담긴 작은 돌조각 하나를

가슴에 심어주셨기 때문입니다.  


사람 안에 심어져 있는 작은 돌조각 하나가 뜨거워지면

다른 사람의 단점이 새롭게 보이고, 그의 모든 모습이 좋아 보이며

그저 도와주고 싶어 하는 마음이 일어나게 하는 신비의 보석이지요. 


신비의 돌조각을 품고 사는 사람은

주위를 따뜻한 온기로 보담아 줄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가슴에 심어주신 돌조각 때문이지요.   


서로 사랑의 깊이를 비교하지 않으며

준만큼 받으려 하지 않는...

순수하고 조건 없는 사랑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자기의 사랑이 거기까지라 생각하며 자기 스스로 한계를 정해놓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우리입니다. 


그러나 자기가 스스로 정한 그 틀 속에 갇혀서

자신 마음의 잣대만이 옳은 눈금이라 생각하며 살다보면...

어느덧 자기 가슴속 신비의 보석이 채석장 잡석이 되어 버린 줄도 모르고 살게 되지요. 


혼(魂)이 살아있는 사람은

자신 안에 숨겨져 있는 신비의 돌조각을 찾아

하루하루 덥히며 살아갑니다...

구름위에서 산다는 조롱을 받고... 상처를 받더라도

가슴속 신비의 돌조각이 사랑의 편지를 씁니다.     


가을이 더 깊어지는 지금

한강 가를 걸으며

손으로 가슴을 만져보세요.

그 어딘가에 신비의 돌이 느껴지시나요?


당신의 가슴 속 어딘가에 무엇인가 느껴질 때....

일터에서 또는 성당에서 만나 서로 잘 지내다

어느 날 갈라서서, 서로 불목하고... 험담을 하기도 하며,

때로는 나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거리를 두고 있거나

미워하고 있는 사람을 생각하세요.

당신의 그 마음을 강물에.. 저 하늘 구름위로 흘려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마음을 강물 따라 구름 따라 흘려보낼 때,

당신도 어떤 시인이 보낸, 아름답고 해맑은 마음이 담긴 

사랑의 편지를 받게 되는... 그 날이 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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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그동안 한강성당 홈페이지의 “함께하는 삶”에 글을 올려 주시고,

글을 읽으시며 마음을 같이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지난 일 년 동안 본당 홈피를 담당하는 기획분과장으로

관리자님들과 함께 저희 홈피를 주님의 사랑이 넘쳐흐르는

사랑의 화수분으로 만들고 싶었지만,

부족한 탓에 제대로 꽃을 피우지도 못하고 분과장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작별의 글을 올리며 홈페이지를 떠납니다.

그동안 제 마음 저 깊은 곳까지 다 보여 드리지 못하고,

그저 입던 버버리 코트와 스웨터만 벗어드린 것 같아 많이 죄송하고,

또 아쉽기도 합니다. 


그동안 홈페이지 관리를 위해 노고를 아끼지 않으신 흰구름님, 출발천사님, 산시아님,

그리고 릿다 자매님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참 수고 많으셨습니다.

같이 한 모든 것... 은총의 시간이었습니다. 


주님의 사랑 안에서 서로 아끼고 격려하며 사랑의 화수분을 가꾸어 가시길 빕니다.   

저도 기도드리겠습니다.


본당에서 새로 맡은 일을 잘 마친 후, 언젠가 기회가 되면 다른 닉네임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사실, nittanty라는 필명은 저의 집사람이 자신의 이메일의 아이디(id)로 이미 쓰고 있고

본당 다른 교우들에게도 메일을 보내고 있으니 자기로 혼동할 수 있다며
처음 글을 올릴 때에 저에게 몇 차례 연고권을 주장해 왔지만...

“내가 nittany란 이름으로 글을 벌써 몇 개나 올렸는데... 이제 와서 바꾸라고?

말도 안 되는 소리..." 하며 그동안 강압적으로 누르고... 무시해 왔지요.

그러나 저도 날이 갈수록 내가 이렇게 계속 살다가는

나의 노후가 불안해 질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언젠가 나도 늙어서 집사람한테 삼식이(三食이) 소리를 들으면 어떻게 하나...

하고 생각해 본적이 있었지요.

그러나 “내가 수도원에 가서 수사님 심부름하며 살았으면 살았지...

늙어서 눈치 보며 그렇게는 못 살지, 내가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 왔는데...“ 하며

로마에 여행간 길에 수도원에 들렀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금방 무너질 것 같은 낡은 옷장, 아주 오래된 형편없는 침대,

난방도 잘 안되던 방, 커피와 달랑 빵 한 덩어리로 끝나는 아침...

그동안 상상하던 아늑한 곳이 아니더군요... 최소한 물질적, 육체적으로는... 

저는 다 늙어서 긴 세월을 거기서 혼자 못 살 것 같더군요. 

그러니, 이제 더 늦기 전에 이분 말씀을 잘 들으며 사는 연습을 시작해야겠지요...  

 

국문학을 전공하여 시도 좋아하고 글 솜씨가 제법 있어도,

자신의 아이디도 뺏기고, 남편이 사흘이 멀다 하고 홈피에 글을 올리니

자신까지 글을 올릴 수 없어서

늦은 밤, 가끔 홈피에 실눈을 뜨고 들어와... 둘러보고

한숨만 쉬고 나갔을 이 분에게

그동안 보여준 이해심과 애정에 감사하며...

나의 사랑을 전합니다.

 

저의 긴 글을 끝까지 읽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여러분 사랑합니다.

모두들 부디 서로 아껴주시고...

주님 안에서 행복하세요. 


  • 라이문도

    어쩌다 한두번 들렸던 이 곳. 그때마다 항상 좋은 말씀과 시 그리고 주변 이야기로 저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주시고 주님께 향하는 저의 마음을 더욱 굳건하게 만들어 주셨던 대부님, 그리고 여러 자매님들. 임기가 끝나고 보직을 달리 하셨다 하더라도 앞으로도 계속 이 곳을 위해 기도해 주시고, 또한 좋은 말씀과 글들 올려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이제까지 물심양면으로 애쓰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아울러 항상 주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2009-10-19 15:00:45 삭제
  • 나누미

    그 동안 따뜻한 글 감사했습니다. 하느님께서 심어주신 신비의 돌조각, 무심결에
    묻어 둘 뻔 했는데...성당 홈피를 통해 조금씩 온기를 불어 넣는 방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모두 애써 주시는 많은 분들의 덕분이겠지요. 감사드리면서..nittany님의
    영육간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2009-10-20 13:00:30 삭제
  • 흰구름

    저희 독수리 삼자매는 어찌하라고 작별의 글을 올리시고 떠난다 하시는지요...그저 쓰고 읽는게 좋아 어찌어찌 이곳에 함께 참여하게 되었으나 보스의 홈페이지에 대한 애정과 열정, 아픈 자매를 애써 돌보시는 그 마음쓰심에 이르기까지 한번 보스는 영원한 보스이시옵니다. 글을 고대하고 있겠나이다.
    **오늘 탄생일, 축하드리옵니다.

    2009-10-21 19:00:05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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