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이야기이다. 금융 분야 고위공무원을 하다 공기업 사장을 하고 있는 분 그리고 몇 사람과 운동을 하다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지방에서 사업을 해서 돈을 벌어 요즘은 강남에서 목에 힘주고 다니는 어느 회장 이야기가 나왔다.
그러자 그 공직자 출신 양반이 대뜸 “그 친구 돈지랄 좀 하지요... 요즘도 그러나요? ” 하고 말한다. 나는 태어나 돈지랄이라는 상스럽기도 하지만 이해가 안 되는 표현을 들어 본 적이 없어서 “아니 돈지랄은 어떻게 하는 걸 말합니까?”하고 물었다. 그러자 그 양반 하는 말이 “자기 돈 좀 있다고 자랑하며 제대로 돈 쓸데 안 쓰고 여기 저기 쓰고 다니는 놈을 그렇게 부르지요...” 하고 답한다. 그래서 내가 그럼 돈을 아주 많이 쓰게 하면 되지 않습니까? 하고 말하자... 그렇지요.. 그런 친구는 아주 세게 돈 쓰게 만들면 딴 소리하고 뒤로 도망갑니다... 하고 말한다.
유명 음악회가 있으면 약 20만원 하는 표를 20-30장 사서 사람들을 초대하곤 했다. 나도 그 회장의 초대를 받아 외국 유명 심포니와 오페라의 비싼 좌석을 자주 즐겼지만.. 지금도 거리를 두고 산다. 좌우간 돈지랄이란 상스러운 표현은 처음 들어서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우리 주위에 왕년에 그래도 내가 멀 했는데... 하고 자신을 드러내려는 사람이 제법 있어서 벗님께서 복음 말씀을 통해 글을 올리신 것 같다.
문득 평소 행동과는 달리 믿음, 영성이 깊은 척하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이 든다. 모두가 부족한 사람인데.. 누가 그런 척한다는 판단을 다른 사람이 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지만... 가끔은 심한 분들도 있는 것이 사람 사는 세상이다. 그런 사람은 성당 바닥 청소도 시키고.. 또 높은 성당 천장 유리창 청소를 시키면 좋겠고... 돈 자랑하는 형제, 자매들은 성당 일에 돈의 힘을 마음껏 쓰게 하면 좋겠다... 하는 상상을 해 본다. 물론 내 생각대로 행동할 사람이라면 애초에 무슨 척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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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밥에 돌이 안 나오지만 옛날엔 어머님이 쌀을 씻고 또 씻고, 조리로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작은 돌을 거르시던 모습이 기억난다. 누구나 밥 먹다가 돌을 씹으면 화가 난다. 그러나 그렇다고 그 밥을 돌밥이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그래도 돌 보다는 쌀이 더 많으니 돌이 나와도 쌀밥이라 부른다.
우리의 벗님의 지적도 일리가 있으시지만... 그래도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그런 척하는 사람보다 양순하고 겸손하게 사는 분들이 더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요즘 쌀에 돌이 완전히 없어졌듯이 벗님의 지적을 받는 일들이 정말로 줄었으면 한다.
벗님의 좋은 글을 보며 내 자신의 모습부터 먼저 반성해 본다...
내가 바로 그 작은 돌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