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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로데왕과 그 측근들의 질문에서 신앙의 자세를 묵상하다

작성자  |한강의벗 작성일  |2009.09.25 조회수  |1414

어제(9.24) 미사 복음에 헤로데왕과 그 측근들이 예수님의 행적을 전해듣고, ‘죽은 요한이 다시 살아 나온 것 아니냐, 요한의 목을 분명 베었는데, 어찌된 일인가?’하며 당황해하는 모습이 나온다.

분명히 죽였는데도 계속 가르치며 세례를 베풀고 있는 저 예언자는 또 누구란 말인가! 감히 왕인 자신에게 시비를 걸며 자신의 비행을 질타하던 미치광이 요한을 없애버려 더 이상 고개를 들고 나설 자가 없다고 생각했는데....‘요한이 아니면 그럴 사람이 없는데...이거 요한이 다시 살아 난 것 아냐?’ 하고 자문할 수 밖에 없는 헤로데왕과 그 측근들의 사정이다. 

분명히 떨어져 쟁반에 담긴 요한의 목을 확인하였건만, ‘다시 살아 돌아온 것 아니냐?’ 하고 헤로데나 그 측근들이 물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요한이 하던 일을 똑같이 하는 사람이 나타나서일 것이다. 함부로 못 할 일을 똑같이 하는 사람이 또 나타나니 ‘그가 다시 살아났다!’고 말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이렇게 보면 사람을 알 수 있는 것이 이름이나 지위가 아니라 ‘무엇을 행하고 있는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내가 누구인지 알아? 이래 뵈도 내가 .......” 하며 자신을 내세운다 해서 그 말대로 자신이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일상생활 중 자녀에게 “우리가 네 부모야, 부모...너 부모에게....” 라든가, 아니면 “아니, 당신 남편을 뭘로 보고... 이렇게 밖에......?!” 라든가, “당신, 아내에게 도대체 이럴 수가.....?!” 하는 것 등도 따지고 보면 자신이 누구이고 어떤 대접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말로 요구하고 강조하는 것일 뿐, 행동으로써 자신이 누구인가 그 깊은 정체성을 상대에게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다. 

쉽게 말로 한다고 그것이 내가 되지는 않는다. ‘내가 누구다.’ 하고 자신을 강조한다고 내가 그 누군가가 되는 것은 아닌 것이다. 내가 가진 호칭이, 신분이 나의 본질이 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이 내가 누군지를 알아보는 것은 헤로대나 그 측근들이 그랬던 것처럼 오로지 내가 행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았을 때일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누구라고 자신을 내세우기에 앞서 행동을 그렇게 하고 있는지 살필 일이다. 예수님은 ‘내 앞에 온 이 중에 요한처럼 큰 인물이 없다!’고 요한을 칭찬 하셨는데, 세례자 요한이 얼마나 큰 인물이었으면 헤로데가 예수님을 다른 또 하나의 요한으로까지 여겼을까?! 예수님의 행함이 요한과 비슷하니 요한으로 오해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사실은 요한이 예수님의 할 일을 먼저 행하고 있었을 따름이었지만...

“내가 누군데, 내 앞에서 그게 무슨 태도야!” 라든가, “내가 누군데(직위, 신분, 등) 감히!”,  “왜 내 허락도 없이 그렇게...”하며 자신의 권위를 내세우는 것도 자신의 허상을 자신의 실체로 내세우고, 자신의 실체와는 거리가 먼 자기 그림자와 씨름하고 있음과 다르지 않다.  

오늘 헤로대와 그 측근들의 근심에 찬 말 한마디가 예수의 요한 닮음을, 아니 요한의 예수 닮음을 알게 해주었고, 우리 일과 행함의 중요성을 알게 해주었다. 집에서, 직장에서, 교회에서 만나는 모든 이들을 맘속으로 인정해주고, 기다려주고, 내 기대와는 다르지만 그러한 그들의 처지를 이해하며, 그들에게 뭔가를 말로 요구하기에 앞서 그들을 기다리고 인내해주며 솔선수범하여 행동하는 것으로 할 이야기를 대신하는 참다운 신앙인의 태도가 오늘 내게 그리고 우리에게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여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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