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EAN"-소통과 왜곡
작성자 |길을 걷다
작성일 |2009.09.20
조회수 |1473
시카고 시내의 밀레니움 공원에는
아주 커다란 스테인레스 스틸로 만들어진 일명 '콩알(the bean)'이라 불리우는 조각이 있습니다.
인도계 영국 조각가 애니시 카푸어(Anish Kapoor, 1954~)가 제작할 당시에는
'구름의 문(Clould Gate)'이라 이름지어졌으나 그 조각을 사랑했던 시카고 시민들이
그 생김새가 콩같다 하여 'The Bean'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합니다.
"시카고의 스카이라인을 참여시키는 무엇인가를 만들고 싶었다.
구름이 작품 안으로 흘러 들어가고, 높은 빌딩들이 작품 안에 반사되도록 하고 싶었다.
문(門)의 형태이므로 관람자는 작품의 깊숙한 곳까지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
조각의 외부 면이 주위의 도시를 비추듯 조각의 내부는 관람자들을 비추어 줄 것이다.”
---카푸어.
---소통
가까이 가보니 우선 그 크기에 압도되었습니다.
110톤에 10m가 넘는 강철판으로 만든 거대한 콩이라니...
작품 위쪽 표면을 따라서는 빌딩 숲 시카고 시의 스카이라인과 파란 하늘이 비쳐집니다.
아래쪽 표면에는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조각과의 거리에 따라 왜곡된 형태로 반사됩니다.
마치 잘못 만든 거울에 비치는 모습처럼 이쪽으로 서면 얼굴이 삐죽, 저쪽으로 서면 몸 반쪽이 일그러져 보이는 듯이 말입니다.
바닥과 맞닿아 있어 '콩알의 배꼽'이라고도 불리는 '문' 안으로 들어가면 위치에 따라 개체증식이 이루어집니다. 비추어지는 '내'가 한 사람도 되었다가 두 사람, 세 사람도 됩니다.
---왜곡
카푸어의 의도대로
작품은 관람자와 주변환경, 심지어는 기후까지를 반영하며 소통합니다.
작품이 독야청청 홀로 있지 않으니 물질이었던 작품이 주변과의 소통으로 '비물질화'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작품은 사물 혹은 인간이 보는 각도에 따라 왜곡되어 보이기도 합니다.
소통이 이루어졌다고 느끼는 순간에도 왜곡이 가능하다는 의미겠지요..
결국 내가 보는 것, 나에게 보이는 것 그것이 진실인지 아닌지는 계속 식별해 나갈수밖에 없는 양면성이라고나 할까요.
***너무 어렵다는 지인의 말이 있어 설명을 바꾸어보았습니다만 도움이 되실런지...ㅠ.ㅠ
***아, 그리고...미술 전공자가 아닌 제가 그야말로 '마구' 해석을 한 것이 작품에 누가 되지나 않을런지...
그저 뭐든 좀 신기해 하고, '의미 붙이기'를 좋아하는 습성 때문이라...
세상을 떠난 고인의 마지막 미사를
본당에서 봉헌 하고자 하는 유가족의 원의를 존중하여
평일미사 시간 외의 시간도 마다 않으시는 사제의 마음이
마지막 길을 가는 고인과 하느님과의 소통을 위한 정성이라면
이때 가능할수 있는 왜곡은 무엇일지,
아니 왜곡이 가능한 '판'이기는 한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