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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홈페이지 1년 그 후일담: 玉土와 薄土

작성자  |nittany 작성일  |2009.09.01 조회수  |1284


 

 

새 홈페이지 1년 그 후일담: 玉土, 薄土



    주임신부님께서 옥토와 박토를 주제로 글을 응모하신 때가 언제였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다행히 홈피에 올라가 있는 글을 거슬러 가니 대충은 12월 20일 근처였던 것 같다. 아닌 가? 주일 교중 미사 중에  강론 말씀을 하시다가, “ 명동 땅이 왜 가장 비싼지 아세요? “ 하고 우리에게 물으셨던 기억이 난다. ”  수많은 사람들이 매일 와서 밟고 지나가고, 때로는 그 땅에 침도 뱉고 해도 그냥 참아야 하는 땅... 매일 밤 그 많은 사람을 다 받아들이는 명동... 그래서 그 땅이 비싼 것이지요...“ 경제적 논리로는 잘 맞지는 않는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위치에 있는 땅이니 그저 비싼 것이다.   


    신부님께서 그 날 강론에서 말하셨는지... 아니면 그 후 언젠가 신자들 몇 명이 있을 때 말하셨는지.. 기억이 불분명하지만.. 어느 날 이촌동에 도보길 공사가 한창일 때 길이 파헤쳐져 땅 밑으로 드러난 질 좋은 황토를 보셨다고 한다. 그러면서 어떤 흙은 보기에도 참 좋은 황토이지만, 다른 흙은 쓸 때 없는 잡 흙일 가 생각하다가 옥토와 박토라는 주제가 떠올랐다고 말씀하신 기억이 난다.


    신부님 말씀은 흙 중에 수많은 사람들에게 밟혀도 참고, 욕먹어도 참고, 억울하게 오해받아도 참고, 울고 싶어도 참는...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땅이 옥토(玉土)라는 생각하신 것 같다.  참고로 한자 사전에는 옥토(玉土)라는 뜻의 단어는 없다. 하여튼, 우리가 흔히 말하는 기름진 땅, 옥토(沃土)가 아니라 남에게 무수히 밟히고 욕먹어도 참아내는 땅이라는 뜻이었다. 어느 날 빛을 발하지만... 다이아몬드처럼 모든 이에게 눈에 띄는 보석이 아니라... 있는 듯 없는 듯... 우아하게 빛을 드러내는 보석인 옥(玉)과도 같은 땅, 이것을 옥토(玉土)라 칭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 볼 때, 옥토(玉土)란 달리 해석하면 이렇게 참고 견딘 땅이고... 따라서 그 후에 많은 수확물을 만들어 내는 기름진 땅이 될 수 있는 것이니 옥토(沃土)와 같다고 해도 될 것 같다. 응모가 시작된 후 올라온 댓글 중에 “ 이거 옥토(沃土)가 맞는 거 아닌가요? 옥토(玉土)라는 말은 없는데... ”, “ 그럼요, 옥토(沃土)가 맞습니다... ” 하며 몇 분이 고개를 갸우뚱하신 기억이 난다.


   그 당시 이런 설명을 자세히 해드리고 싶었으나 이미 많은 글들이 올라오고 있어서 그 시점에 설명하는 글을 올릴 수 없었다. 여하튼, 많은 분들이 아름다운 글을 올려 주셨다. 결국, 세 분만 상을 받았고... 이 글들이 좋은 글이라 상을 받았지만... 좋다는 것의 기준이 애매하니... 어찌하였던 진솔한 표현의 글들이 선정되었다. 그래도 모두들 재미로 한 응모전이라고 이해하여 주셔서 너무 고마웠다. 사실 수상자들은 계속 홈피에 글을 더 많이 올려 주시겠지... 하는 바람도 있었다. 그런데 소기의 성과가 있었나? 그건 그렇고...


   상을 받지 못한 글 중에 지금도 참 좋은 글이고, 읽기 편하게 씌어진 글인데... 하며 아쉽게 생각되는 글 하나를 다시 올려 본다. 닉네임도 들꽃 사랑이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분의 글이다. 


그리고 라이문도님의 학구적인 글, 火星男님의 예수님과의 은혼식, 까만콩님, 사랑해요님, knight님, 행복한영이님, 오스테파노님, 등대님, 미카엘님,... 그 외에 많은 분들의 아름다운 글들이 마음에 남아 있다.


홈피의 모든 분들, 안녕하시지요?

혹시 지난 1년... 글을 쓰거나, 읽다가 생긴 재미있는 후일담이 있으면 편한 마음으로 올려 주시길...

그리고 모든 분들... 주님의 은총으로 올 가을 좋은 일들 많으시고...

모두들 옥토로 변하시어... 주님 보시기에 좋은 결실들을 많이 거두시길 마음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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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玉土 ,, 薄土


                              / 들꽃 사랑



그날도 미사에 참여해서 그냥 습관대로

편하게,, 좀더 솔직하자면 조금은 멍~하게 듣고 있다가

뭔가에 머리를 한대 맞은 기분이였어.


뒤돌면 바로 잊어버리는걸 속상해하기보다는

' 그래,, 나이 탓이야.. 나도 오십이 넘었는걸~ 이 정도쯤이야,, 뭘...'

이렇게 스스로와 타협하며 편하게 받아들이는 요즘,,

다시금 날 깨닫게 하시는 말씀.

'아~!!! 구심점이란 말을 이럴 때 쓰는거였구나... ;;'


난 말야,, 내 스스로 내가 옥토인줄 알았거든.

왜냐구?

명동 땅값이 비싼건 많은 사람들이 짓누르기 때문이란 말씀이 결정적 힌트라고 말씀하신걸보면

난 무수히 짓밟히구, 많은 아픔속에서도 잘 참는다고 믿었었어.

내 아픔보다는 남의 아픔을 먼저 헤아리느라 참았었고

내 잇속보다는 남을 먼저 챙기느라 손해본적이 많았다고 자부했었어.

그리곤 혼자되였었지.

' 난,, 분명 천당에 갈꺼야.. 난 착하게 살고 있거든.

남에게 상처를 준적도 없었고, 남을 아프게 한 적도 없었으며

주님을 아프게 한 적은 더 더욱 없었으니까..'

' 아, 아... 어서 어서 나이를 먹어 그곳에 갈 수 있음 좋겠다...'

이렇게 말이야..


이 얼마나 자만심에 가득찬 발상인지 그 순간에 깨달았어.

갑자기 두려움이 내게로 온거야.

난 옥토가 아니라 박토의 길을 만들고 있었던 걸 그제 사 깨달은 거지.

혹시나 누가 내게 조금이라도 상처를 줄까봐

많은 이들이 모이는 자리는 스스로 피했고

조금이라도 내게 불편함을 주는 사람이 있으면

어떤 핑계를 대서라도 그 자리를 박차고 나왔지.

주님앞에서도 내 맘을 다 내려놓지 못하고

내 맘 가득 담고 또 담으며 스스로를 학대하고 있었던 거야.


내속의 불편함을 혼자 감당할 수 없으면

내 食口를 아프게 했어. 그러곤 속으로  말하지..

' 당신보다 내가 더 많이 아파, 알아?'

이렇게


지금도 난 깨달고 느꼈다고 이렇게 말하지만

아직은 멀은거 같아.

내 속에 함께 공존하는 옥토와 박토...

옥토가 2% 많으려면 내가 어떻게 해야할까???? ....


이제 이틀 남은 2008..

이틀 동안 나는 잠자는 시간까지 줄여서 생각하고 또 생각할거야.

그리고 2009년부턴 하루하루를 선물로 받아들이고

아침마다 [ 내게 주어진 소중한 하루 ] 라는 선물의 포장을 풀어야지.

이렇게 이미 굳어져버린 박토를 옥토로 바꾸기 위해 애써야겠지.

아마 많이 힘들거야.

어쩌면 중도에 포기하려할지도 몰라.

그때마다 소중한 지금의 결심을 다시 들여다봐야지..


내가 옥토로 내 스스로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그날,,

박토가 옥토보다 2% 부족하는 그날을 위해......

화 이 팅 !!!!

             


 (2008년 12월 29일 홈페이지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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