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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삶

아버지

작성자  |미카엘 작성일  |2009.04.29 조회수  |1276

이제 곧 어버이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어깨가 축쳐진 아버지들을 생각하면서 오래 전에 읽었던 글
하나를 여기 소개합니다. 평생 봉사하고 희생하면서도 당연시되어 빛바랜 아버지를 한번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됬으면 합니다

아버지란 기분이 좋을 때 헛기침을 하고 겁이 날 때 너털웃음을 웃는 사람이다.

아버지란 자기가 기대한만큼 아들 딸의 학교성적이 좋지 않을 때 겉으로는 "괜찮아,괜찮아"하지만 속으로는 몹시 화가 나는 사람이다.
아버지의 마음은 먹칠을 한 유리로 되어 있다.
그래서 잘 깨지기도 하지만 속은 잘 보이지 않는다.
아버지란 울 장소가 없기에 슬픈 사람이다.
아버지가 아침 식탁에서 성급하게 일어나서 나가는 장소(그곳을 직장이라고한다)는 즐거운 일만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아버지는 머리가 셋 달린 용과 싸우러 나간다.
그것은 피로와 끝없는 일과 직장 상사에게서 받는 스트레스다.
아버지란 "내가 아버지 노릇을 제대로 하고 있나.
내가 정말 아버지다운가"하는 자책을 날마다 하는 사람이다.
아버지란 자식을 결혼시킬 때 한없이 울면서도 얼굴에는 웃음을 나타내는 사람이다.
아들 딸이 밤늦게 돌아올 때에 어머니는 열번 걱정하는 말을 하지만 아버지는열번 현관을 쳐다본다.
아버지의 최고의 자랑은 자식들이 남의 칭찬을 받을 때이다.
아버지가 가장 꺼림직하게 생각하는 속담이 있다.
그것은 "가장 좋은 교훈은 손수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 라는 속담이다.
아버지는 늘 자식들에게 그럴듯한 교훈을 하면서도 실제 자신이 모범을 보이지 못하기 때문에 이 점에 있어서는 미안하게 생각도 하고 남 모르는 콤플렉스도 가지고 있다.
아버지는 이중적인 태도를 곧잘 취한다.
그 이유는 "아들 딸들이 나를 닮아 주었으면"하고 생각하면서도 "나를 닮지않아 주었으면"하는 생각을 동시에 하기 때문이다.
아버지에 대한 인상은 나이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나 그대가 지금 몇 살이든지 아버지에 대한 현재의 생각이 최종적이라고생각하지 말라.
일반적으로 나이에 따라 변하는 아버지의 인상은
4세때-아빠는 무엇이나 할 수 있다.
7세때-아빠는 아는 것이 정말 많다.
8세때-아빠와 선생님중 누가 더 높을까.
12세때-아빠는 모르는 것이 많아.
14세때-우리 아버지요? 세대차이가 나요.
25세때-아버지를 이해하지만 기성세대는 갔습니다.
30세때-아버지의 의견도 일리가 있지요.
40세때-여보!우리가 이 일을 결정하기 전에 아버지의 의견을 들어봅시다.
50세때-아버님은 훌륭한 분이었어.
60세때-아버님께서 살아 계셨다면 꼭 조언을 들었을텐대...
아버지란 돌아가신 뒤에도 두고두고 그 말씀이 생각나는 사람이다.
아버지는 결코 무관심한 사람이 아니다.
아버지가 무관심한 것처럼 보이는 것은 체면과 자존심과 미안함같은 것이 어우려져서 그 마음을 쉽게 나타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웃음은 어머니의 웃음의 2배쯤 농도가 진하다.
울음은 열배 쯤 될 것이다.
아들 딸들은 아버지의 수입이 적은 것이나 아버지의 지위가 높지 못한 것에대해 불만이 있지만 아버지는 그런 마음에 속으로만 운다.
아버지는 가정에서 어른인 체를 해야 하지만 친한 친구나 맘이 통하는 사람을 만나면 소년이 된다.
아버지는 어머니 앞에서는 기도도 안하지만 혼자 차를 운전하면서는 큰소리로 기도도 하고 주문을 외기도 하는 사람이다.
어머니의 가슴은 봄과 여름을 왔다갔다 하지만 아버지의 가슴은 가을과 겨울을 오고간다.
아버지! 뒷동산의 바위같은 이름이다.
시골마을의 느티나무 같은 크나 큰 이름이다.
 

  • 출발천사

    제 친정아버지도 12년전 IMF가 터지기 바로 전 심근경색으로 갑자기 돌아가셨답니다.
    조금은 더 사실 칠순의 연세에.... 딸 셋중 둘째인 절 가장 아끼셔서 언니와 동생의 질투를 받기도 했었지요. 동작동 국립묘지 초기에 벚꽃을 장병들과 함께 심으셨다는 군인이셨지만 도중 하차하시고 억세게도 운이 없으셨던 아버지! 술로 세월을 노래하시다가
    돌아가시기 10년전쯤에는 무명의 수필가로 글쓰기에 전념하셔서 시집살이하는 둘째딸에게 종종 시모님께 잘 하고 아이들 잘 키우라는 편지를 띄워 주셨던 분.... 아버지께 용돈 한번 넉넉히 드리지 못하고 타박만 했던 일들이 이 아침 가슴 아프게 합니다. 미사중 기억하는 것만으로 아버지는 \"그래 오냐 우리 둘째딸 이제 좀 자유롭게 잘 살거라\" 하실 것 같습니다. 다가오는 어버이날에 좋은 글 올려 주신 미카엘님 댓글 달아 주신 nittany님 아름다운 오월 성모님의 은총이 가득하시길 빕니다....

    2009-05-01 09:00:22 삭제
  • nittany

    11년전에 돌아가신 아버지와 지금까지 아버지로 살아 온 저의 모습을 뒤돌아 보게 하는 참 좋은 글에 감사드립니다. 전형적인 경상도 집안이었던 저희 집은 그야말로 아버지와의 대화는 적었고 어머님을 통해 아버님의 뜻이 전달되는 형식이었지요. 더욱이 막내인 저는 어렸을 적 아버님과의 하루 대화는 단 몇 마디.. 아버지 신문 왔어요. 아버지..저녁드시래요.. 하지만 창경원에 유독 저만 무등 태우고 찍은 사진이 기억나고 그날 저의 집 식모 춘생이(?)가 엄마가 사준 새 치마입고 창경원에 갔는데.. 코끼리가 긴 코로 치마를 찢어버려서 울고 불고.. 보자기로 급히 둘르고 놀지도 못하고 집에 돌아온 기억이 납니다. 저는 안간다고 울고 때 쓰고...크리스마스 때에는 술 드시고 오시며 그래도 안자고 기다릴 저희를 생각하시어 종합선물 세트 아주 큰 것을 사오셔서 잠자는 저희를 모두 깨우시던 분이었지요.. 일찍 오시면 더 좋았을 걸.. 왜 늦게 오실가 하고 그 때 생각했었던 기억도 납니다. 지금 미국에 있는 제 딸이 언젠가 내가 술마시고 집에 오니.. 아빠 피곤하지.. 하며 뜨거운 물을 떠와서 제 발을 닦고 이상한 가루를 풀어 마사지 해주며 아빠 내가 애들 놓고 키울 때 까지 건강해야 해.. 할 때 눈물이 나올뻔 한것을 겨우 참았지요..저는 아버지가 왜 늦게 오시나 원망만 했었는 데...후회가 되네요...미카엘 형제님 건강하시죠? 언젠가 제가 책 빌리러 집에 갔을 때 따님 출산 후.. 외손녀(?) 보시며 좋아하셨는 데... 그 애가 지금은 초등학교 다니고 있겠군요... 항상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2009-04-30 07:00:56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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