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했던 봄 날의 긴 하루....
작성자 |출발천사
작성일 |2009.04.07
조회수 |1382
성주간을 맞은 4월의 둘째주, 이젠 완연한 봄입니다. 온갖 화려한 봄꽃들의 향연입니다.
뚜렷하게 하는 일은 없지만 50대 주부들이 분주한 가운데 모임의 날짜와 시간을 맞추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30년을 넘게 만남을 지속하고 있는 여고동창들의 모임이 있는날...
오전 10시 장례미사를 마치고 약속시간이 조금 남아 아녜스와 함께 조배를 하러 소성당에
내려갔습니다. 모처럼 조배를 하려는데 보좌신부님께서 오셔서 수난감실을 꾸며야 하기 때문에
성체를 대성전으로 모셔간다고 하셨답니다. 아차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어서 서둘러 소성당을\
나와서 성체를 향해 절을 했습니다.
장례미사 중에 '등대' 님의 시모님께서 선종하셨다는 소식을 비비안나 자매가 전했지요...
일정이 잡혀 있던 터라 오후에 연도를 드리기로 하고 지하철을 이용하여 약속장소로
향하였습니다. 지하철을 내려 다시 택시를 갈아 타고 간 곳은 "백운호수"의 한정식 집이었습니다.
오늘 만남의 화제는 한 친구가 가해자가 되어 교통사고를 냈다는 것이었습니다. 운전경력 20년의
친구는 직진 신호에서 좌회전을 하여 마주오는 차가 피하느라 신호등을 들이 받았다는 것이었습니다.
하마터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하였는데 주님의 도우심으로 상대운전자가 약간의 찰과상을 입었다고
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형제분은 안드레아라는 천주교 신자였고 전치2주의 진단이 나왔지만
치료비도 받지 않고 너무 고맙게 대해 주었다고 합니다. '만약에 자매님께서 피해를 당하는 일이 생긴
다면 사랑으로 해결하라'는 말과 함께 서로를 위해서 기도를 해 주었다고 하니 개신교신자인 친구에게
천주교신자들은 온유하고 사랑이 많은 좋은 인상으로 남았다고 합니다.
친구는 다시 태어났다는 마음으로 감사하며 겸손하게 살아야겠다고 얘기 했습니다. 살아 있어서 봄날의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친구들을 만날 수 있고, 오늘 이 순간 만나는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대하고, 최선을
다하며 사는 것 또한 얼마나 감사한 일이냐며 주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이었습니다.
오늘의 마지막 일정으로 간 곳은 10여년을 거의 의식이 없이 딸의 지극한 간병을 받으며 사시다가
주님 곁으로 가시 등대님의 시모님을 모신 일원동삼성병원이었습니다.
언제나 우리에게 밝고 환한 미소를 주는 등대님은 막내며느리로서 시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았었는데
이젠 우리 모두와 하직 인사를 하시려고 영정 사진 속에서 우리를 내려다 보고 계셨습니다...
번성한 자손들을 남겨 두고 신자들의 연도 소리가 울리는 가운데 하느님 품에 안기신 마리아할머님의
영전에 삼가 명복을 빌어 드립니다. 언제나 어디든지, 기쁘게 차량봉사를 해 주는 크리스티나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마리아 할머님의 입관예절은 (수) 16:00 이고 장례미사는 (목) 07:00
서초구 서초3동 성당에서 있을 예정입니다. 장지는 충남 태안 선영이라고 합니다....
오늘 하루 장례미사로 시작하여 연도를 바칠수 있게 허락하여 주신 주님께 찬미와 영광 돌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