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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님의 행복은 바이러스 처럼 번지나봐요

작성자  |한강 작성일  |2009.03.19 조회수  |1352

 

지하철에서 있었던 일

2009년 3월 18일 밤 10시경

모임을 마치고 삼각지역에서 지하철을 탔다.

전철에 오르자 어느 중년 여인이 얼른 일어나 자리를 양보한다.

아니라고 사양해도 굳이 앉으라는 것이다.

마지못해 앉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내 나이 60세밖에 안 되었는데 벌써 이런 일이!!!

그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에 창피한 생각마저 들었다.

파이프를 잡고 서있는 그 분을 힐끗 보니

그도 화장을 예쁘게 해서 젊어 보이지만 50대 후반인 듯하다.

눈이 저절로 감기고 다시 묵상에 들어갔는데

아 내가 혹시 옷차림이 나이 들어 보이나!

아니면 술 취한 표가 나나!

별 생각을 다하다가 그 분을 보고 부끄럽지만 말했다.

“저 여기 앉은 것이 가시방석 같습니다. 제가 자리를 양보 받을 만큼 나이가 많지 않거든요”

그 여인도

“저도 염색을 해서 그렇지 머리가 하얗습니다.”

하면서 자기도 실수로 비슷한 연배에게 양보한 것을 알았다는 듯 한 묘한 표정을 지었다.

“행복한 일만 생기세요.”

라고 말해주었다.

잠시 후 그 분은 내리러 가면서 빙긋이 웃어주고 간다.

나도 종점이라 같이 내리면서 미안해서 그 분을 앞세우고 조금 뒤에 떨어져 갔다.

미안한 마음과 교차하는 또 한 가지 마음은 그 분의 아름다운 마음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다 그 분은 다른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기기에 그때부터 부지런히 내 갈 길로 갔다.

다음에 갈아탄 2호선에서 김수환 추기경님이 주신 묵주를 꺼내들어 기도를 시작했는데

묵주의 기도 신비를 묵상하는 게 아니라 계속해서 그 분을 묵상하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아! 나도 그 분처럼 멋지게 자리를 양보해야지!”

하는 생각을 했다.

다음 분당 선을 갈아탔는데 자리에 앉게 되었다.

좀 가다보니 내 앞에 어정쩡한 사람이 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내가 자리를 양보할 만큼 그런 사람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몇 정거장을 망설이다,

방금 그 분처럼 멋지게 양보해야지 하는 생각에

벌떡 일어나 양보하였다.

그리고 그 자리에 서 있기가 민망스러워 다음 정거장에 내려버렸다.

그리고는 다음 칸으로 얼른 옮겨 타고 왔다.

양보하는 것도 어렵지만 양보한 후 그 자리에 서 있기도 어려웠던 것이다.

  • nittany

    따뜻한 인정이 넘치는 이야기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2009-03-19 15:00:26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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