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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나라와 부활 이야기

작성자  |nittany 작성일  |2009.03.11 조회수  |1323

 


하느님 나라와  부활 이야기 
                             
                                       

진정한 하느님의 나라는 어떤 것일까?

새로 태어나야 볼 수 있는 나라입니다.

비워야 채워지고, 버려야 얻으며, 죽으면서 살아야 보이는 나라.

재물을 남에게 건넨 빈자(貧者) 안에, 욕심과 애착을 비운 자(空者) 안에,

부서진 마음으로 소원하는 사람 안에 임하시는 나라입니다.


나와 같지 않은 너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며,

소유하거나 속박하지 않으면서,

기대하거나 요구하지 않고,

따지고 비교하며 경쟁하거나 시기하지 않으며,

사심 없이 바라보며 아무 조건 없이 자신을 내어주는

사랑 안에 충만해지는 나라.


어린이의 맑은 눈동자 속에서

볼 수 있는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그의 천진한 미소 안에 투영되는 빛의 나라,

편견이나 선입견을 모르는 순박함 속에서

복잡한 이론과 허세를 털어버린

단순함 속에서만 볼 수 있는 나라입니다.


그러나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비로소 들어가게 되는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사도 14, 22)


아픔 없이는 다가갈 수 없는 진리 안에,

아픔 없이는 간절할 수 없는 기도 안에,

아픔 없이는 만들어질 수 없는 아름다움 안에,

아픔 없이는 지속될 수 없는 우정 안에,

아픔 없이는 영원히 간직할 수 없는 사랑 안에,


마침내 십자가의 수난과 죽음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는

부활의 신비 안에 구원의 기쁜 소식으로 임하시는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상처를 주고받는 사랑의 관계 안에서

치유하는 능력으로 임하시고,

병고와 죄악의 얽매임 속에 해방으로 임하시며,

고뇌와 절망 중에 희망으로 임하시고,

불안과 슬픔 중에 기쁨으로,

미움과 분노 중에 사랑과 용서로 임하시는 나라.


나의 계획이나 욕망의 성취에 집착하지 않고

일상의 부르심에 순종하며 응답할 때 들어가는 나라.

권력에 매달리지 않으며
가난한 자와 가진 자,

우리 민족과 타 민족,
신자와 비신자,

나와 너를 모두 수용하는 나라.

나의 도움이 필요한 형제로부터

초대받는 나라입니다.


굶주린 자에게 먹을 것을,

목마른 자에게 마실 것을,

헐벗은 자에게 입을 것을 주며,

나그네를 따뜻하게 맞이하고,

가장 보잘 것 없는 형제 중 하나에게 베풀 때마다 (마태 25, 40-46)

바로 그 가운데 임하시는 나라.


이렇게

"하느님 나라는 여러분 가운데 있습니다.(루가 17-21)”


아울러‘부활’은!


영과 육이

죽음에서 영원한 생명으로의 불림을 받은 인격이,

새로운 땅위에서 육신을 취하는 사건,

다름 아닌

그리스도와 우정을 맺는 일.


한 개인의 자유와 해방을 통해서,

한 공동체의 자유와 해방을 통해서,

한 민족의 출애굽을 통해서,

죽음 저 건너편의 사실로서가 아니라

바로 지금, 오늘이라고 하는

영원한 삶의 시작에서 항상 끊임없이 계속되는 실존입니다.


그러나 부활도,
하느님의 나라도,

인간이 한 생애 안에 모두 체득할 수 없는 실재(實在)이고

그래서 신비인 것은,

모두가 ‘거듭나야한다’는 산고를 겪어야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랑을 살기 시작한 사람들,

그들은 이미 죽음을 벗어나서 생명의 나라에 들어와 있습니다. (1요한, 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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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어제 화요일 밤, 사순특강 두 번째 강좌 중에 참석한 모든 신자들이 강의 중 같이 읽은 주임신부님의 글입니다. 지금부터 20년전 사제서품 받은 그 해에 정리하신 글을 루가복음의 강의를 위해 옛 원고를 정리하는 과정에 저희에게 선물로 주신 것이지요. 혹시 급한 일로 강좌에 참석하지 못하신 분들을 위해 여기 올립니다.

참고로 다음 주와 그 다음주 화요일 (3월 17일, 24일) 저녁 7시 30분 사순특강(루가복음 해설)이 계속됩니다.  신부님 글을 읽으시며 오늘도 은총의 하루되시길 기원합니다.



  • 등대

    좋은 글을 접할 때마다 모든 사람과 공유 하고픈 생각은 저 하나 뿐만이 아니었나 봅니다.
    제가 한발 늦었군요.
    미사 후 십자가 길과 묵주기도 마치고 올리려 들어오니 친근한 글귀가 들어옴에 ,
    감사의 마음과 다시 읽는 글의 느낌, 以心傳心,
    함께 할 수 있는 삶에 다시 행복해 지는 하루입니다.
    마음의 양식이 되는 글 , 말씀 , 정성,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시려는 신부님의 특강!
    모든 님들, 거저 주시니 거저 받으시길 바랍니다.

    2009-03-11 15:00:29 삭제
  • nittany

    저도 화요일 사순특강 후 신부님 글이 너무 좋아서, 수요일 새벽 미사 후 다시 한번 찬찬히 읽어 보았지요. 그냥 표현을 약간 고쳐서 나 혼자 보관하려 했는 데, 문득 이 글을 특강에 못오신분들이 읽게 올려야 겠다.. 해서 올린 것입니다. 등대님, 이신전심.. 반갑습니다. 다음 특강에서 좋은 글이 또 나올터이니.. 그 땐 제가 양보합니다...

    2009-03-15 06:00:40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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