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 릴레이
작성자 |길을 걷다
작성일 |2009.03.06
조회수 |1412
지난주부터 구역미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속한 구역은 어제 저녁이었는데, 지금까지 개인사정으로 한번도 구역미사에 참여하지 못한 저에게는 이번 구역미사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 자체가 특별한 은총이었습니다.
비오는 날 구역원들이 편안하게 미사에 참석하고 모임을 할 수 있도록 애쓰신 분들이 어디 한둘이시겠습니까마는, '칭찬 릴레이'라고 제목을 붙인 까닭을 지금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관리장님. 관리사무실로 들어가는 신자들 비 맞을까봐 협소한 입구 앞에 천막을 실어다 치시고 노란 백열등을 끌어다 설치하시느라 비오는 오후내내 애쓰셨습니다. 따뜻한 커피라도 한잔 대접못한 것 용서해 주십시오.
반장님. 한번도 청소하지 않았음에 분명한 바닥을 쓸고 닦으시면서도, 신발 벗고 미사를 해야하는 구역원들의 발이 조금이라도 더러워질까 몇번을 닦으시면서도 힘들다 소리 한번 안하시더군요. 도운답시고 흔들흔들 왔다갔다하기만 한 반원인 저 용서하십시오.
여성구역장님. 웬만하면 사다 놓아도 될만한 카나페와 음식들, 준비하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다과의 정도를 넘어서는 훌륭한 상차림에 구역원들 모두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 뒷 마무리와 뒷 감당 하지않고 온 저, 용서 구합니다.
방년 18세에 걸맞으시는 미소년 남성구역장님. 하루 휴가를 내시면서까지 준비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덕분에 퀴즈상품 탔습니다.
꽃꽂이 해주신 자매님. 썰렁하기만 했던 관리사무실 제대가 한결 따뜻한 느낌이었습니다. 혹 형상화된 가시관을 만드시면서 손을 다치진 않으셨는지요.
새로 임명되신 남성 구역장님. 관리사무실 빌리는 것부터 애쓰셨다 들었습니다. 구역원들 모두 열심하신 새 구역장님께 감사드립니다.
독서단, 해설단, 성가대 자체조달이 되었으니, 그것도 아주 훌륭하게, 그 또한 감사할 일입니다.
원장수녀님. 더우셨어요? 그래도 그 맑은 미소 정통으로 바라보며 미사드릴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주임신부님. 지금까지 준비한 구역원들의 노고가 신부님을 만나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공간을 채우는 것은 사람이라 하셨지만 대장천사님의 믿음과 카리스마 없이는 사람들도 우왕좌왕 이었을 것입니다. 건강하십시오.
아직도 남았습니다. 많은 신자들이 서로서로 몸을 조그맣게 만들어 옆사람에게 피해가지 않도록 하던 배려, 신발꾸러미 나누어주시던 사목위원, 세겜 개척성당의 열렬당원 어르신들....
아직도 남았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사랑이 많으신 분들, 칭찬 릴레이 이어가 주실거지요? 오늘은 7구역 미사가 있는 날이니까 누군가 7구역에서 수고하신 분들을 위한 칭찬 이어가 주실거라 굳~게~ 믿사옵니다. 아, 물론 이미 지나간 구역도 칭찬해주셔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