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이들은 추억을 먹고 산다고 합니다. 마침 nittany님의 추억담을 읽다보니 나도 한마디 하고 싶다는 충동이 일어나네요. 보통 연예계 흘러온 이야기들은 자주 이야기거리가 되지만 이 이야기는 별로 하는 사람이 없을 것 같기도 하고...
지금 휴대 전화에 인터넷 없이는 살 수 없는 세상이 되었지만 내가 처음 일을 시작한 60년대에는 전화는 집안 재산 목록 1호로 칠 때인데 그 나마 시외전화는 교환을 통해야하기도 했지만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야하기도 했답니다. 강원도 양양에서 서을 본사에 매일 보고해야할 일은 많은데 전화가 잘 되지 않으니까 무선 통신기를 설치하여 몰스 부호로 보고하던 일이 새삼 떠오릅니다.
그 때 해외에 통신 하는데에는 전보가 유일하여 전화국에 전보신청을 하면서 전화로 철자(Spell)을 불러야하는데 발음을 정확히 알리기 위해 Alfrad A, Benjanmin B, Chary C .......같이 풀어 불렀고 (뒤에 일본인들과의 거래가 늘어나면서 지명을 따서 Yokohama Y, Tokyo T. Osaka O... 같이 변했지요) 지금도 버릇이 남아 Spell을 부를 때에는 그리하는데 모두가 신기한 얼굴로 처다보는것 같습니다. 전보는 5단어를 기본으로 하여 요금을 과금하기 때문에 Period(,) 나 콤마(.)도 한 단어로 보아 콤마는 Stop, 인용부호는 “Quote":”Unquote" 나 라는 I 는 Eye로 표기하였지요. 그러나 70년대에 들어오면서 Telex라는 것이 보급되는데 이것은 타자를 찍으면 긴 Tape에 Punching 되고 이것을 기계에 걸어 보내면 상대 Telex기에 글자가 찍혀 나는 것인데 타지를 쓸 수 있으면 아무나 쓸 수 있는 기계인데도 무선통신 면허를 가져야 취급 할 수가 있었답니다. 이 기계는 분당 480자가 찍혀 나가는데 과금은 시간으로 하게 되어 가능한 한 짧게 보내야하여 관사, 전치사는 전부 생략하고 단어도 될 수 있는 대로 짧게 적어 예컨대 For you는 4U로 보냈지요 그런데 그 때 까지도 Cable 세대는 버릇이 남아 기껏 4U로 하고는 콤마 찍을 때에는 Stop이라 하는 넌쎈스가 있었답니다. (지금도 은행에는 그 때의 잔재가 남아 Cable charge니, Ordinary, Urgent, LT(Letter of telegraph)라는 말을 쓰는 것을 보게 됩니다. 팩스미리가 사무실 혁명을 일으키더니 XT 컴퓨터를 거쳐 286 커무퓨터를 처음 대할 때의 그 빠른 속도에 놀라 밤새 Dos 명령어와 씨름하던 때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지금 나는 dual core 컴퓨터 앞에서 부팅이 느리다고 투정 부리고 있답니다.
이렇듯 통신 이야기를 쓰다 보니 계산척으로 계산기에 맞섰던 동키호데 같은 이야기, 가스 라이터에 눈썹 태우던 우화, 단추를 눌러야 볼 수 있었던 전자시계등을 처음 대할 때의 놀라움이 새삼 떠오릅니다. 이렇듯 전광석회처럼 변화하는 세월 속에 살면서도 변화를 별로 느끼지 못하고 살아 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계산척(계산자)이란1614년 스코틀랜드의 네이피어(J.Napier:1550∼1617)가 발견한 로그의 원리를 응용하여 정수 ·소수의 곱셈과 나눗셈을 비롯하여 제곱근풀이, 세제곱근풀이 또는 삼각비 등의 근사계산을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는 계산기구를 말한다.(전산기가 나오기 전 공학도들의 필수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