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기경님의 새해메시지-'오병이어의 기적'
작성자 |나누미
작성일 |2009.01.01
조회수 |1557
" 나누세요 넉넉해 집니다. 그것이 '오병이어의 기적' 입니다. (중앙일보 09.1.1.)
한 해가 저물어가는 지난해 12월 29일,
서울 명동성당 옆 집무실에서 정진석(78·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추기경을 만났다.
경기 한파의 찬바람이 몰아치는 신년 벽두를 향해 정 추기경은
'고통’과 ‘참다운 행복’에 대한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10년 전 외환위기 때를 돌아보라.
누구는 죽고 누구는 사는 게 아니라, 다 함께 살아야 한다는
공동체 의식이 있어야 한다. 그럼 우리는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정 추기경은 ‘오병이어(五餠二魚) 일화’와
'다윈 200주년, 진화론 150주년’에 대해 깊고도 파격적인 답을 던졌다.
-일주일 전 성탄 메시지에서 ‘경제만 좋아지면 우리의 모든 삶이
다 해결될 것이란 헛된 기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왜 ‘헛된 기대’입니까.
“사람은 물질만 가지고 행복해질 수는 없습니다. 부탄이나 방글라데시
국민을 보세요. 그들의 행복지수는 문명국보다 더 높아요. 행복의 요건은
물질에 달려 있지 않다는 거죠. 마음 여하에 달려 있는 겁니다.”
-그렇다고 물질을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지 않을까요.
“물질, 그 자체가 행복을 좌우하진 않아요. 행복은 물질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좌우되는 겁니다. 물질을 가져도 어떤 사람은
노예가 됩니다. 또 어떤 사람은 물질을 가졌으면서도 그걸 초월하죠.
그런 사람들은 덕(德)이 있는 이들이죠.”
◆‘오병이어’ 일화는 기적 아닌 사랑
그 말끝에 정 추기경은 성경에 나오는 ‘오병이어’ 일화를 꺼냈다.
갈릴리 호숫가 언덕에서 예수가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5000명(여자와 아이들은 제외한 수치)의 군중을 배불리 먹였다는
이적(異蹟) 일화다. 정 추기경은 그 사건을 ‘기적’으로 풀지 않았다.
대신 ‘예수의 마음’과 ‘예수의 사랑’으로 풀었다.
“성경을 보세요. 어린이와 여자를 빼고도 5000명이 모였죠.
그럼 적어도 7000∼8000명은 됐다는 겁니다. 예수님은 그 사람들을
50명씩, 혹은 100명씩 무리 지어 앉게 하셨어요. 서로 낯선 이들이었죠.
처음 보는 사람들이었죠. 물론 그중 일부는 같은 마을 사람도 있었겠죠.”
당시 예수는 다섯 개의 빵과 두 마리의 물고기를 손에 들고 하늘을
우러러 감사의 기도를 올린 뒤 제자들에게 빵을 떼어 모인 이들에게
나누어 주도록 했다. 사람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 그러고도 남은
조각을 주워 모으니 열두 광주리에 가득 찼다고 성경에는 기록돼 있다.
정 추기경은 사람들 사이에는 ‘친밀도’가 있다고 했다.
“가장 친밀한 이들이 가족이죠. 그 다음에 학벌로 뭉친 이들,
이권을 위해 모인 사람들 등이죠. 그럼 가장 친밀도가 낮은 이들은 누굴까요.
시장 바닥에 모인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언제 볼지 모르는 사람들이죠.
그래서 마음을 안 여는 사이죠. 갈릴리 호숫가 언덕에 모인 이들이
바로 그런 사람들이었죠.”
정 추기경은 예수가 올린 ‘감사의 기도’에 주목했다.
“그게 어떤 기도였을까요. 그건 ‘마음을 열어라. 하느님께 감사하라’는
내용이었을 겁니다. 그런 예수님의 기도를 듣는 순간 사람들의 마음이
열린 겁니다. 그래서 저마다 품 안에 숨겨 두었던 도시락을 꺼냈던 거죠.
그리고 낯선 사람들과 나누기 시작한 겁니다. 자신이 굶을 수도 있는
상황인데도 말이죠. 그렇게 나누고 남은 게 열두 광주리를 채웠다는 겁니다.
거기에 ‘오병이어’ 일화의 진정한 뜻이 있습니다.”
그건 나누면 나눌수록 더 풍요로워진다는 강렬한 메시지였다.
◆사람들 마음 여는 기적 필요한 때
-그럼 ‘오병이어’ 일화에서 예수가 보인 기적은 무엇입니까.
“성경에는 물고기 한 마리가 두 마리, 세 마리로 불어났다는 기록은 없어요.
하늘에서 떨어졌다는 얘기도 없어요. 그럼 예수님이 보이신 진정한 기적은 뭘까요.
다름 아닌 꼭꼭 닫혔던 사람들의 마음을 여신 거죠. 사람들이 예수님의 마음,
예수님의 사랑으로 이웃과 도시락을 나누게 하신 거죠.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기적이죠.
지금 우리에게도 그런 마음이 필요한 겁니다.”
-그런 마음이라면.
“10년 전 외환위기 때를 보세요. 우리 국민은 ‘금 모으기 운동’에 동참했죠.
그런 공동체 의식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한마음이 돼야 합니다. 한 배를
탔다는 공동체 의식이 있으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어요.
누구는 죽고, 누구는 살고가 아닙니다.
다 함께 살아야 한다는 공동체 의식이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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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을 여는 기적이 필요한 때"
사람의 마음을 여는 기적은 곧 예수님의 사랑,
우리의 이웃의 마음을 열 수 있는 그 기적같은 사랑은..
바로 함께 나누는 것으로부터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 나눌 수 있는 마음을 갖기 위해서는
먼저, '내 마음부터 열자, 그리고 일상에 감사하자'라고
마음 먹어 봅니다.
오늘 원신부님 강론 말씀 중에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감사는 우리의 영혼에
붙어 있는 불순물을 떼어 내는 것과 같다' 라는 말씀이 생각납니다.
제게는 늘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감사'가 소홀했던 것 같습니다.
마음의 문을 더 활짝 열어야 할 때 인것 같습니다.
올 한해 추기경님의 메시지처럼 서로 마음을 열고 나누는 기적이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구게 될 것입니다.
저 부터 실천해야 겠습니다.
한강성당 모든 가정에 건강축복과 평화를 기원합니다.
-나누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