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앞두고 옥토와 박토에 대해 단상하다.
작성자 |행복한 영이
작성일 |2008.12.30
조회수 |1568
새해를 앞두고 옥토와 박토에 관해 단상(斷想)하다.
옥토- CMA 안전형 투자 상품, 인터넷을 켜고 옥토를 검색해본 결과 가장 먼저 뜨는 이시대의 옥토이다. 옛날 예수님께서 종종 비유를 들어 말씀하시던 그 옥토를 찾기 위해선 인터넷 속의 정보 바다를 한참 헤매야 한다.
언제부터 투자 상품의 옥토가 으뜸으로 올라와 떡하니 자리를 차지하게 됐는지. 돈이 예수님 말씀을 밀어내는 현실을 나무랄 순 없지만 왠지 가슴 한 구석이 씁쓸하다.
예수님은 몸소 옥토를 개간하시기 위해서 이 세상에 내려왔건만, 그 노력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척박하고 메마른 박토가 되어가는 것 같다. 끊임없는 테러와 자살율의 증가, 짙어져 가는 불신감 등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옥토이며 박토인지 경계선이 모호해진다. 이제 예수님을 대신하여 우리가 손을 걷어 올리고 박토를 개간해서 옥토로 바꿔야 할 차례이다. 거칠고 메마른 황무지에 막막하고 한숨이 나오고 혹은 내 옥토도 보존하기 힘들어죽겠는데 왜 내가 박토까지 관리해야 하는 생각에 억울한 감도 없지 않다. 하지만 예수님도 박토를 개간하시다가 억울하게 십자가에 못 박히셨는데 아무 불평도 하지 않으셨다. 그런 예수님의 모습을 생각하면 그래도 우리는 나은 편이지 않은가. 적어도 박토를 개간한다고 뭐라고 야단할 사람도 없고 모함할 사람도 없으니 말이다. 지금부터 박토에 박혀 있는 자갈들을 골라내고 흙을 다듬어 나가자. 하다 보면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 때도 있고 고운 손에 굳은살이 맺힐 수도 있겠지. 허나 이런 우리의 노력에 하느님은 결코 외면하지 않을 것이다. 하느님 역시 비를 뿌려서 마침내 박토를 옥토로 변하게 하실게다.
새해에는 더 이상 박토를 피해서 옥토로만 가려고 하지 말아야겠다. 박토든 옥토든 모두 다 같은 땅이 아닌가. 옥토가 박토가 될 수 있는 것이고 박토가 옥토가 될 수 있다. 이 모든 것은 우리 손에 달린 일이다. 옥토와 박토 모두 우리가 관리하고 사랑해야 할 땅들이다. 그러다 보면 박토 속에서도 지렁이가 꾸물거리며 다니게 되고 풀이 자라기 시작하고 서서히 생명이 깃들어질 것이다.
하느님, 새해에는 우리에게 옥토와 박토 모두 사랑할 줄 아는 마음을 주세요. 그리하여 사람들에게 옥토하면, 투자 상품의 옥토가 아닌 당신께서 늘 말씀하시던 그 옥토를 떠올릴 줄 아는 여유를 지니도록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