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같은 죄인 살리신 주 은혜 놀라와.
잃었던 생명 찾았고 광명을 얻었네.”
(Amazing grace, How sweet the sound!
That saved a wretch like me....)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성가 ‘Amazing Grace’ !
지난 가을 세계적 작곡가인 Dennis Alexander 교수가 방한하여 자신이 편곡한 이 곡을 서정 넘치는 감성과 유려한 손놀림으로 우리 회사에서 주최한 피아노교재 세미나에서 멋지게 연주할 때, 참가 피아노 교사들은 모두 눈을 지그시 감은 채 또는 몸을 흔들며 그 구슬프면서도 평화로운 선율에 빠져드는 것 같았다. 본인은 이곡을 들으며 최근 보게 된 영화 ‘어메이징 그레이스’의 스토리가 생각나 더욱 감동이 컸다.
한 때 노예선장으로 악명을 날리기도 했었지만 우여곡절의 삶 속에 진정한 회개를 하면서 성공회 신부가 되었고, 또 이 노래의 작사를 하여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존 뉴튼(John Newton)! 그와 영적으로 교류하며 모든 기득권층의 도전과 방해, 그리고 갖가지 난관을 이겨내고 끝내 노예사냥과 수송을 금지하는 법률을 통과시킨 영국 정치가 윌리엄 윌버포스(William Wilberforce)! 이들이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는 노예들을 구하기 위해 평생 몸 바쳐 헌신하는 아름다운 영화에서 주제의 선율로 흐르던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알렉산더 교수의 유려한 피아노 솜씨로 구성지게 들을 때, 마음 가득 차오르는 평화와 함께 영화 속 주인공들의 투철한 진리와 신앙의 정신이 적나라하게 묘사되던 영화의 감동이 다시 밀려옴을 느꼈다.
이 성가의 작사가인 존 뉴튼은 6세 때 일찍이 어머니를 잃고 학교를 중퇴했으며, 11세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 바다로 나가 거친 선원생활을 하며, 욕설, 폭력, 도박, 음주에 찌든 생활 속에 몸과 마음이 피폐해진다. 18세 때는 영국 해군에 징집되었지만 근무를 거부하고 탈영하다가 강력한 처벌을 받게 되고, 우여곡절을 거쳐 노예 수송선에서 일하며 반인륜적 범죄인 노예사냥과 노예수송에 가담하면서 동물 또는 짐짝처럼 취급되는 노예들의 참상을 목격하게 된다. 뉴튼은 23세 되던 해에 폭풍에 휩쓸려 가라앉는 노예선 속에서 어릴 때 어머니에게 배운대로 열렬히 살려달라고 기도하면서 신앙에 점차 귀의하게 되고, 하느님 안에서 진정한 평화를 체험하며 참회 끝에 39세 되던 해에 성공회 신부가 된다.
후일 영국의 국회의원 윌리엄 윌버포스를 후원하면서 정치와 신앙의 양 갈래의 길에서 고민하던 그에게 “지금 위치한 자신의 자리에서 하느님을 충실히 섬기라.”라는 말로 공직생활을 계속하게 하고, 참된 신앙의 정신으로 당시 모두 당연시 하던 노예제도에 반기를 들고 그 폐지 운동에 나설 것을 권한다. 윌버포스는 뉴튼 신부의 권유 속에 인간은 하느님의 형상을 본 따 창조되었고 따라서 만인은 평등하며 우열이 없다는 크리스천 기본 신앙에 충실하여 잔혹한 노예사냥과 수송을 금지시키는 법안을 밀어붙인다. 그의 주장은 당시 기득권자였던 지배계급에 의해 철저히 배척되고 농락되지만, 마침내 시련을 이겨낸 그가 노예수송금지의 법안을 영국 의회에서 통과시킬 때의 장면은 영화를 보는 나의 심금을 울렸다.
희망도 꿈도 없고, 지금 있는 자리에서 숨 쉬고 살아있기도 힘든 잔혹한 노예상태, 조금이라도 풍랑이 거세어지면 배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바다에 내던져지는 비극적 상황의 노예들. 이들의 상태는 거친 세파에 휩쓸려 살아가며 물질과 탐욕, 성과 도박 또는 마약 아니면 권력과 금력 또는 부질없는 명예와 허영에 사로잡혀있는 현대인의 노예상태를 암시하는 것 같기도 하였는데, ‘어메이징 그레이스’는 현대인이든 과거의 노예이든 모든 인간은 진정한 구원과 해방 그리고 자유로움과 평화를 필요로 하며, 이는 하느님의 크나큰 은총이여 선물이며 구원임을 노래하는 것 같았다.
그저 구성지고 멋있다고만 여겼던 노래였지만, 영화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통하여 아름답게 마음을 적시는 듯한 그 선율에 실린 평화로우면서도 구슬픈 노래의 뜻을 알게 되었고, 그 간곡함에 전율하며 마음 깊숙이 감동하던 것을 한강의 벗들과 나누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