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토와 박토
작성자 |꽃사슴
작성일 |2008.12.28
조회수 |1668
옥토와 박토의 차이를 생각하며 가장 면저 떠오른 생각은 외부로 부터의 자극이 차이를 만들지 않을까하는 것입니다.
옥토와 박토는 사실 처음에는 같은 토양이었겠지만 시간이 흐르며 차이를 만들어 냅니다.
옥토가 되려면 외부 로 부터의 자극이 필요합니다. 농부는 좋은 땅을 만들기 위해 땅을 속부터 뒤집어 엎는 밭갈이를 합니다. 그리고 퇴비도 뿌리지요. 이렇게 많은 자극을 받은 땅은 옥토가 되어 식물이 잘자라게 됩니다. 그러나 박토는 외부로 부터의 아무런 자극 없이 오랜세월 굳어져서 저멀리 버려진 땅처럼 무엇을 심어도 싹이 나지 않는 쓸모없는 땅입니다.
이런 차이에 대해 생각하며 신앙생활과 접목하여 묵상해 보았습니다.
우리 신앙인의 삶은 옥토를 만들어 가는 여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처음의 박토인 내가 이런 저런 자극으로 점차 옥토로 바뀌어 가고 있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이겠지요.
성당에서 봉사활동을 하다보면 어려운 처지에 빠질 때도 있고 다른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도 해서 마음에 상처를 받기도 합니다. 이런 일을 겪을 때 신앙인은 하느님께 나아가 힘을 얻고 위로를 받습니다. 그러면서 점차 마음이 단련되어 힘든일을 겪거나 어려움에 빠져도 하느님을 잊지 않게 됩니다. 오히려 그 속에서 하느님을 만나게 되는 계기를 갖게 되지요.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어렵고 다른이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이 두려워 조용히 성당에 주일미사에만 오고 봉사활동에는 참여하지 않는 다면 내 박토를 옥토로 가꾸는데 좀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나 옥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고 열심히 봉사만 하면 어떨까요?
농부는 밭갈이를 하지만 퇴비도 줍니다. 봉사가 밭갈이라면 퇴비는 마음의 양식이 아닐까 합니다.
마음의 양식은 기도와 영적독서등 정적인 시간을 통해 얻어집니다.
옥토도 퇴비가 필요하고 또한 휴지기가 필요합니다. 아무리 많은 봉사활동으로도 기도없인 내 마음을 옥토로 만들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희년이 되면 땅도 쉬듯이 조용히 하느님 앞에 나와 하느님을 만나는 시간이 함께 해야 옥토를 만들 수 있겠지요.
제가 오랜기간 성당에서 활동하며 깨달은 것이 있다면 봉사전에 꼭 기도해야한다는 것입니다. 내 마음에 가득찬 잘해야 겠다는 욕심과 나 자신을 비우고 내 안에 하느님으로 가득 채우는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나안에 있던 어떤힘이 빠지며 하느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자유로운 마음으로 몸과 마음 모두 가벼움을 느끼게됩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고 한 봉사는 그렇지 않았던 경우와 그 결과가 판이하게 다르게 나타나는 경험을 해 본 후에 알게된 과정이지요.
옥토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묵상해 보며 하느님의 크신 사랑을 또다시 느낄 수있는 귀한 시간가질 수 있었습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