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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11] 연중 제15주일 주임신부님 미사 강론

작성일  |2021.07.10 조회수  |843

연중 제 15주일


2021. 7.11 한강주임



+ 찬미예수님 (제자들의 파견, 오직 주님의 이끄심으로)


병원에 있을 때 의료봉사를 계기로 이래저래 몽골을 수차례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병원을 떠난 이후에는 몽골에서 선교하시는 시몬 신부님의 자연피정에 3번을 함께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열흘 정도되는 자연피정을 갈 때마다 시몬 신부님이 꼭 당부하시던 말씀은, 현대인에게 익숙한 문명의 혜택이 거의 아무것도 없는 자연에서 장기간 지내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만 지니고, 순례의 마음으로 오시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간곡한 당부에도, 어떤 이는 큰 가방을 준비해오기도 합니다. 나름 고민고민을 하면서 짐을 꾸리지만 매번 가서 보면 쓸데없는 짐도 있고, 또 꼭 필요한 것을 빼놓고 왔음을 뒤늦게 발견합니다. 그러나 그 부족함이 실제 순례여정에서 문제가 되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시몬 신부님이 손수 해주시는 세끼 밥만으로도 늘 과분한 마음뿐이었습니다


피정참가의 동기와 서로 살아온 환경은 다르지만, 여정이 끝날 때쯤이면 시몬 신부님 말씀의 의미를 비로소 체감하게 됩니다. 문명의 힘으로 정비된 도시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끝없는 초원에서, 그나마 있는 여행자들을 위한 설비조차도 원시적이기까지 하지만, 하루 이틀을 지내고 나면, 세수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조차도, 마음의 평안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들은 소위 문명생활에 익숙해져 있지만, 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실 굉장히 많은 것들이 필요합니다. 그러한 불편함을 최소화하려면 큰 짐이 필요한데, 그것을 굳이 고집한다면, 애써 몽골이라는 볼모지를 찾을 이유도 없는 것이죠.

무릇 인간의 욕심에는 끝이 없다고 했습니다. 사소한 것에도 매이고, 집착하는 한, 우리가 믿음 안에서 바라는 진정한 평화는 점점 우리 삶에서 멀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주님께서는 당신을 따르던 열두제자에게, 이제 너희들이 쫓던 그 일에서 시선을 돌려, 지금껏 해보지는 않았지만, "내가 준 새로운 목표를 향해 두려워하지 말고 떠나라."고 제자들을 파견하십니다. 우리가 들은 주님 말씀의 핵심은, "우리의 모든 것이 하느님의 은총이고, 우리는 이미 넘치도록 그 은총을 받았다."라는 오늘 바오로 사도의 말씀에 담겨 있습니다. 하느님을 믿으면서도, 실제 삶에서는 다 받아들여 살지 못하는 우리들을 향한 말씀입니다.

만약 우리가 오늘 주님을 믿고 따르려는 이들을 향한, 신앙인의 삶과 마음자세를 받아들인다면, 더 이상 어떤 일로도 깊은 고민에 빠지거나 괴로움 속에 헤매지는 않을 것입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이제 너희에게 다가온 그 하늘나라를 위해, 지금까지 너희들이 중요하게 여겨왔던 것, 소중한 것들을 내려놓고, 더 이상 그에 매이지 말고, 그저 몸에 지닐 수 있는 꼭 필요한 것만을 챙겨서 떠나라."고 하십니다. 하느님을 믿고, 그 말씀을 따르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과 그 길을 따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알려주고 계신 것입니다.

우리가 그렇듯 믿음에 따를 각오가 되어있다면, 세상의 그 무엇도 우리를 가로막지 못할 것입니다.


그것이 모든 신앙인들이 가장 우선적으로 염두에 두어야할 신앙인의 '회개'입니다. 꼭 큰 죄를 지어서 하는 회개가 아니라, 우리 삶에서 가장 뿌리깊은 욕심들을 떨쳐내고 나면,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하느님의 자녀로서의 능력, 세상이 막을 수 없는 참 평화와 삶의 기쁨을 누릴 수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믿는이로서 살아가는 가장 중요한 이유입니다.


주님의 말씀을 그저 듣는 것에 그치고, 내 삶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면, 그 믿음은 약한 바람에도 여지없이 흔들리고, 넘어지고 맙니다.

진정한 믿음은 그 어떤 시련도 이겨낼수 있게 해줍니다. 새로운 삶을 살고는 싶지만, 인간의 마음에 갇혀 주저하기보다는, 그 믿음이 알려준 길을 깊이 새겨, 두렵지만 새로운 날을 향해 기꺼이 나아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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