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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20] 연중 제12주일 주임신부님 미사 강론

작성일  |2021.06.20 조회수  |761

연중 제 12주일


21. 6.20 한강주임



+ 찬미예수님


예로부터 자연에 의한 재해는 불가항력적인 것으로 분류됩니다. 우리가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우리가 할 수 있는 범위는 제한적이고, 인간의 힘으로는 딱히 방법이 없다는 뜻입니다.


오늘 복음은 바람과 풍랑이라는 자연의 결과들을 한 숨에 제압하시는 예수님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어떤 노력이나 능력으로도 어쩔 수 없는 것들까지 통제하시는 주님의 모습을 통해서, 우리가 믿는 주님은 그렇듯 분명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복음은 전하려고 합니다.

우리에게 불가항력적 상황이란 언제라도 늘 내 곁에 다가오는, 또 생겨날 수 있는 일들을 뜻합니다. 그것은 꼭 엄청난 자연재해뿐만 아니라, 한 존재가 어떻게든 받아들일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선 것들 까지를 포함하고 있고, 그 속에서 우리는 고통을 느낍니다.


프랑스의 한 시인은 우리 인생에 대해, “인생은 너의 배와 같다. 하지만 너의 고향은 그것이 아니다.” 라고 말합니다. 우리 인생은 한 항구에서 평화를 누리기 위함이 아니라, 한 항구에서 다른 항구로 항해하는 배와 같다는 뜻입니다. 당연히 그 과정에서 우리는 다양한 시련을 겪게 되지만, 그것이 우리의 인생의 본질이라고 본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애써 노력해 얻었다가 잃어버린 것들이 물질적인 것이라면 그나마 괜찮겠지만, 다시 회복할 수 없는 우리의 소중한 가족이나 또 내 몸의 한 부분을 잃어버리는 사건이라면, 그 순간 감당할 수 없는 충격과 함께 내 삶의 존재 의미마저도 상실하고 맙니다.


그때 우리는 어쩌면 당연히, 내가 믿는 하느님, 사랑이시라고 믿어온 하느님 존재를 의심하거나 끝내 부정하는 지경에 이르기도 합니다.

선하신 하느님이시라면 도저히 방치하실 수 없는 상황들을 그저 묵묵히 지켜보시고, 나아가 큰 잘못도 없는 나를 불행과 나락으로 떨어지게 하시는 하느님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우리 입장에서는 거의 가능하지 않은 일입니다.

하느님은 무한한 능력자이시고, 무엇보다 우리에게 생명을 통해 한 생을 허락하신 생명의 근원이신 분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바로 그 이유로,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하실 수 있는 주님께서, 우리의 간절한 바람을 들어주시지 않을 때, 나의 입장에서는 한없이 서운하기도 하고, 원망의 마음을 갖게 됩니다.

거친 풍랑이라는 자연을 거스르시는 주님의 힘!

그것은 우리의 이성으로는 이해할 수도, 상상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오늘 우리는 자연의 힘까지도 거스르시는, 주님을 다시 바라봅니다.

우리 모두는 하느님의 아들로서 주님의 능력을 이미 들어서 알고는 있지만, 예수님이 늘 강조하시듯이 “기적만을 원하는 이에게는 아무것도 보여줄 것이 없다.”고 하셨던 그 말씀의 깊은 뜻까지 새겨 받아들이고 있는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사실 쉽지 않은 믿음생활을 꿋꿋하게 해 나가고 있는 나의 믿음은 무엇을 위해, 또 어떻게 나의 삶에 작용하고 있는지 생각해 봅니다. 혹, 우리가 주님의 이름을 자주 부르기는 하지만, 내 생각의 틀 안에서 그저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여주시기를 바라면서, 하느님을 잘 믿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를 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주님을 믿는다면, 그리고 그 안에서 살고 싶다면, 나에게 다가오는 삶의 모든 일들을 바라보고, 순간마다 우리의 바람이 아닌, 더 큰 하느님의 사랑과 뜻 안에서 우리 삶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믿음을 주님께 간절히 청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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