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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

작성자  |길을 걷다 작성일  |2014.08.22 조회수  |1493

기적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혹시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다녀가신 후,

sns에 돌고 있는 구름에 나타난 예수님, 천사 등의 사진을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그것이 기적이라고 생각하십니까.


1984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이 한국을 방문하셨을 때, 하늘에 새겨진 십자가 이야기는 들어보셨는지요?

저는 그것을 보았답니다. 신앙심이 깊었냐구요?

절대 아니었습니다. 세례도 간신히 받았던 저는 그저 성가대에서 노래부르며 같이 어울려 노는 걸 좋아하던 대학생으로 여의도광장에서 봉헌된 미사에 연합성가대의 일원으로 참여했을 뿐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회색빛 하늘에 하얗고 선명한 십자가가 새겨진 걸 보게 되었구요. 구름은 확실히 아니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하늘에 새겨진 십자가, 얼마나 놀라운 기적입니까.

그런데 그 기적을 대하는 신자들의 태도가 당시의 저에게 더 놀라웠지요.

‘뭐, 당연한 걸 가지고’, 쯤으로 해석될 수 있는 초연함, ‘뭐 그런 것에 호들갑이야’, 그런 범접할 수 없는 당당함.

그때부터 신앙이 확확 깊어진 건 아니었지만 '아, 정말 하느님은 계시다'는 것, 그분의 '현존' 하나는 확실히 알게 되었지요.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하느님이 언제나 저와 함께 해 주시기를 바랬던 세례 때의 기도를 들어주신 것이었고 , 아마도 제게 꼭 필요한 기적이었나 봅니다.


한번 교황님 방문과 관련된 기적을 체험한 저는 이번엔 더 큰 기적을 바라게 되더군요.

‘하느님은 하느님이 원하는 사람에게, 하느님이 원하는 때에, 하느님이 원하시는 것을 주신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지향을 가지고 구일기도를 하면서 마음이 비워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욕심이 생기는 저를 보게 되었지요.

아, 그래서 예수님이 '너희에게는 요나의 기적밖에 보여줄 것이 없다'고 하신 거구나...

제가 그러니 광화문에 같이 간 두 딸들도 마찬가지였겠지요, 계속 하늘을 살피더군요.ㅎㅎ

사실 돌이켜보면

새벽에 광화문으로 걸어가면서 만난 수없이 많은 순례의 무리부터가 감동이고 기적이었습니다.

각지에서 모여 끝도 없이 걸어가는 무심한 듯 초연하고 당당한 순례자들, 멋진 교황님과 함께 기도하는 미사, 그 자리에 하느님이 제게 맡기신 자녀들과 함께 할 수 있었던 것, 그 모든 것이 기적이었습니다.

저에게 요나의 기적은 다름 아닌 하느님 현존이었고 가장 큰 기적이었던 것입니다.


ps: 그날, 우리 성당에서 준비해 주신 부채도 정말 좋았습니다.

햇볕도 가리고, 시원한 바람도 주는 용도로 뿐만 아니라 흩어진 한강성당 신자들을 모으는 부채로서도 말이지요.

마치 우리들을 인도하시는 하느님의 구름기둥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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